“그림자가 없군요.” “예?” 이상한 말을 하는군? 나는 다시 언덕 아래의 그 도시를 뚫어지게 바라…
"그림자가 없군요."
"예?"
이상한 말을 하는군? 나는 다시 언덕 아래의 그 도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꽤 멀긴 했지만, 건물마다 그 옆쪽 건물에 드리우고 있어야 당연할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먹구름이 가득 끼어있지않은가?
"지금은 해가 없잖아요."
이루릴은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빛은 있어요. 그렇다면 그림자도 있어야 되지요. 하다못해 건물 색깔의 짙고 엷음은 있어야하죠. 하지만 저 도시의 건물의 벽을 보세요. 정면의 벽이든 측면의 벽이든 모두 같은 색깔이예요. 모든 건물들이 다 어느 면에서든 비슷한 색깔을 내고 있어요."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걷잡을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그렇다, 저건 도저히 불가능하다! 아니, 어떻게 건물의 사면이 모두 같은 색깔을 낼 수 있는가? 같은 회색이라도 빛 때문에 정면은 푸르스름한 회색, 측면은 암회색, 뭐 이렇게 차이가 나야 한다. 하지만 저 건물들은 마치 명암에 대해 배우지 못한 어린애가 마구 그린 그림처럼 상하전후좌우의 색깔이 다 똑같다!
—-
1년에 한 번 태양이 정확히 위를 지나가는 하와이.
현실이 옛날 게임 그래픽 느낌이 됨.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