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나중에 진영내 보수 역할을 맡다가 박근혜에게 투항하는 동교동계를 데리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뤄냈고,…

김대중은 나중에 진영내 보수 역할을 맡다가 박근혜에게 투항하는 동교동계를 데리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뤄냈고, 문재인은 친낙파를 포함한 당시 민주당 주류를 활용해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 넘어로 밀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사람들은 완벽을 기대한다. 사상과 의지가 우리와 철저히 일치하는 인물들로 모든 자리를 채워 일사분란의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나도 그걸 바라기는 마찬가지다. 근데 민주진영도 사람들로 이뤄져있다. 우리 지지층 주변을 둘러 보자. 이렇게 허물로 가득한 우리들 중 출마해서 국회가고 정부 가는 거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아니다. 현실에는 완벽한 사람이 거의 없지만 완벽한 사람이 충분하지 않아 아무 것도 못하는 것 보다는 동교동계 건 친낙파 건 이상한 사람들이라도 부려서 일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게 민주진영 리더들의 딜레마다.

이재명이 아무리 행정 천재더라도 시정이나 도정과 규모가 다른 국정을 맡았을 때 어느 인재를 어떻게 발굴해서 쓸까가 걱정되는 부분이자 기대되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냥 진영에서 인기있는 사람들 임명한다고 적임자가 되지는 않는다.

대선 전부터 시작된 보수인사들 영입에서 실마리를 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람들이 가진 막연한 기대치에 부응할 생각이 없다. 어차피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고 그 자리에 가겠다는 사람들, 목소리 큰 사람들, 일부는 진영에서 호불호가 극단을 달리는 인물도 포함해 임명하고 조명이 비춰지게해 옥석이 저절로 가려지게 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선명성 경쟁으로는 이길 수 없는, 현실적 결과를 내놓으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같은 편이니까, 촛불시민의 기대를 받는 사람이니까 더 밀어주거나 실수를 막아주거나 하지 않는다. 절벽에서 던져놓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모든 게 드러나게 둔다. 바로 추락하는 사람도 있고 전 정부에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까지 있다. 다들 실력 및 운으로 영광과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진영에 대한 충성도가 아니라.

공정하진 않은데 어차피 준비된 완벽한 세력이 있는 게 아닌 상황에 인재풀 계파, 과거나 대중의 기대치와 관계없이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면에서 신기하다. 문재인 인사 스타일의 변주인데 임명권자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어떻게 되는 지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