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 상태를 봤을 때 스스로 내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정신없는 상황에서…

내 정신 상태를 봤을 때 스스로 내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정신없는 상황에서 누가 올해가 2001년이라고 하면 "그런가." 하고 말 것 같다.

몸 상태를 봐도 특별히 불편하거나 힘든 부분이 없어서 세월을 잘 못 느끼고 있다.

근데 2001년에 9/11 테러나 아프가니스탄 침공 장면을 뉴스화면으로 보고 있을 때도 어른이었다는 점을 기억해보면 내가 지금 40대 초반인 걸 너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때와 지금 사이에 뭔가 한 일도 많고 경험한 것도 많은데 이게 일정한 속도의 흐름으로 기억되진 않는다.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드라마가 아니라 그냥 한 편 한 편이 에피소드적인 미드 느낌.

앞으로도 한 편 한 편씩 찍으며 사는 건가 싶다. 한 편 한 편 찍다보면 뭔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도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