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논두렁 시계, 곽노현 사후매수죄, 조국 사모펀드, 윤미향 회계부정, 추미애 아들 군청탁까지의 사건 중…

노무현 논두렁 시계, 곽노현 사후매수죄, 조국 사모펀드, 윤미향 회계부정, 추미애 아들 군청탁까지의 사건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진보/민주진영에서 이런 주장들을 여과없이 검증없이 바로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사고 패턴입니다. 검찰/언론처럼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분명한 경우야 별로 궁금할 것도 없지만, 이 분들은 그런 것도 아니라서 어쩔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어쩔 때는 매번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게 한심하기도 하고.

물론 당사자들은 자기가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민주/진보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것 같지만… 보수진영에서 봤을 땐 이건 자기들이 민주진영 시스템에 버그를 발견해서 계속 그걸로 저격 중인데 이상하게 민주진영은 패치를 못하고 계속 똑같은 버그로 주요 인사들을 잃는 중. 보수에서는 되지도 않는 의혹을 일단 많이 집중 제기만 하면 나머지는 민주진영의 일부 인사들이 동조하면서 민주진영의 대오가 스스로 무너지고 그 인사는 결국 모두에게 손절당하는 패턴입니다. 그러니 보수진영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시도하게 되는거지요. 매번 먹히니까.

이 분들이 매번 이런 결과에 다다르게 되는 기제를 계속 고민해보는 중인데… 하다 보면 앞으로 발생하는 민주진영 인사관련 의혹에 대한 이 분들의 반응을 예측 할 수 있는 어떤 표준모델 같은게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노무현/권양숙이 뇌물로 받은 고가의 시계를 안 들키려고 논두렁에 버렸다"라는 기사를 읽으면 그게 사실일까, 출처가 어디인가 등을 따지기 보다는 "이 기사를 의심하면 진영논리에 빠져서 노무현 옹호하는 걸로 보일텐데"라는 컴플렉스와 "그럼 그렇지 정치인들 원래 다 그런거지"의 정치혐오, 거기에 "평소에 거짓 기사를 늘 쓰는 조중동이지만 일단 그 사실은 접어두고, 나온 기사 내용만 가지고 판단하자"라는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객관적 태도, 이렇게 해서 "노무현이 뇌물 받은 게 확실하네"라는 결론으로 직진하고, 그 다음부터 접하는 기사나 주장들은 그 성급한 결론에 바탕해서 해석하기 시작.

같은 방식으로 보면 곽노현/조국/추미애 그 외에도 많은 인물에 대한 비토가 너무 쉬운 민주진영 분들의 사고패턴이 예측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곽노현 – "정황은 일단 생각말고, 정치적 이유로 제기된 의혹인 게 뻔하다는 사실도 차치하고, 돈 준건 사실이니까 이미 방어불가능. 후보단일화라곤 하지만 결국 정치야합이었겠지. 빨리 손절이 답."

조국 – "의혹들이 좀 대중없긴 한데, 그걸 지적하면 난 문빠에 조국빠가 될텐데. 다행히 언론이 내놓은 의혹이 너무 다양하니까 조국이 해명하는 거 보고 판단해도 되겠다. 근데 해명보다 의혹이 더 많이 나오는데?" "평소에도 잘 생겼다고 주목받더니 결국 스타 정치교수가 이렇게 들통나서 망하는구나. 꼴 좋다" "검찰이 검찰개혁하려는 법무장관을 공격하는 이유는 뻔하지만 그건 일단 접어두고 제기된 의혹들만 봐도… 뭐? 사모펀드? 사모펀드 나쁜 거 아냐? 이거 나쁜 놈 맞네."

…뭔가 복잡한 원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진영주의자로 보이기 싫은 욕구 + 정치혐오 + 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성급한 결론에 바탕한 일방적 자기합리화로 보면 사고패턴이 어느 정도 유추/예측 가능하지 않나… 언제 순서도라도 만들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