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성은 포기했고 이제 트럼프가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미국이라는 강국을 해체하는가 역사학도 관점에서 보는…
당위성은 포기했고 이제 트럼프가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미국이라는 강국을 해체하는가 역사학도 관점에서 보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불확실성을 누구보다 높게 유지한다. 국제사회에서 신뢰는 통치 자산이다. 서로마 말기의 황제 교체기처럼 지도자가 무엇을 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은 동맹국과 투자자 모두를 불안정으로 몰아넣는다. 미국의 가장 큰 타격은 경제보다 앞서, 이 국가적 신뢰의 붕괴다. 그 다음은 이미 가시화된 경제 위기다. 소련 말기에도 국력 쇠퇴는 경제 기반 약화에서 비롯되었고, 대영제국 역시 파운드화 위기를 넘지 못했다.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균열을 내고 있다. 재정악화와 임기응변 재정정책의 연속으로 파국이 가까워지고 있다. 세 번째는 인재 유입로 차단이다. 역사적으로 제국은 외부 인재의 흡수 능력에서 힘을 얻었다. 로마는 속주 엘리트를 흡수해 제국을 유지했고, 미국은 전 세계의 두뇌를 끌어들여 기술 패권을 확립했다. H-1B 규제와 같은 정책은 바로 이 흐름을 역전시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밖에서 경쟁국의 혁신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제조업을 포기한 미국을 강대국으로 유지해주던 금융과 IT 중 IT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미국 회사들마저 미국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소수팀 만 남기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미국을 탈출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을 바라보던 인재들은 차선책을 찾을 수 밖에 없고, 유럽, 중국 등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게 된다. 명나라도 15세기 이후 해금령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중단했고 기술 유입과 근대화 개혁이 늦어지며 아편전쟁 패배로 이어진다. 신식 대포를 동원해 로마/비잔틴 제국을 정복했던 오스만 제국도 17세기 이후 예니체리 보수화와 함께 제도적 경직으로 유럽 인재 활용이 줄며 축소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2010-2020년대 관세 전쟁과 반이민 정책으로 급속도로 축소되기 시작됐다고 기록될 것 같다. 여기에 더해 동맹 체제의 균열이 이어지고 있다. 냉전 종식 후에도 미국은 ‘세계 경찰’ 명목으로 동맹 네트워크와 군사력 투영을 통해 영향력과 위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동맹을 불신하고 스스로 국제적 의무를 축소하는 행위는 제국적 네트워크의 해체를 가속한다. 이는 대영제국이 20세기 중반에 식민지를 ‘의도적’으로 정리하면서도 결국 국제적 발언권을 잃었던 과정과 흡사하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중국 견제의 약화가 눈에 띈다. 미국의 장기적 외교 목표들이 트럼프 덕에 흔들리고 있다. 제국 쇠퇴의 전형적 징후는 외부 세력의 부상과 내부 혼란의 동시 발생이다. 청나라가 서구와 일본의 압박과 내부 부패로 무너졌듯, 미국도 안팎의 적을 맞아 전략적 우위를 빠르게 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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