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흥분도 가라앉기 전이고 아직 화도나고 울분도 있어서 그렇다고 치지만 조만간 '2번 찍은 사람들 두고보자'는 그만 했으면 한다. 표라는 게 우리 몫으로 정해진 것도 없고 저들 몫으로 정해진 것도 없다. 우리가 0.7%를 극복해 정권을 탈환하고 국정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 득표가 필요하니 그들을 설득해서 끌어와야 하고, 윤이 예고한 정책들을 봤을 때 조만간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될 거다.
근데 욕하고 조롱하고 혐오해서 설득되는 사람은 없다. 분풀이는 조금만 더 하고 그만. 2번 찍은 사람이 점점 팍팍해지는 삶에 뭔가를 깨달으려다가도 자기 조롱하는 우리 보고 '이제 다 망한 것 같지만 내가 민주당 저것들은 꼭 먼저 망하는 꼴 보겠다' 할 거다.
여가부폐지라는 단일 이슈에 흥분해 2번을 찍고 후회하는 사람이 1번 투표로 마음을 바꿀 때 제일 필요한 건 전에 2번 찍었다는 걸 다들 모른 척 해주는 거다. 민망하지 않게, 언제나 1번 찍어왔다는 듯 슬그머니 옮겨올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쟤 2번 찍었던 애야!' 라고 계속 손가락질 하면 오고 싶어도 못온다.
다시 말하지만 선거 결과에 정말 분노해서 이걸 빨리 갚아주고 다시 선진국 코스로 복귀하고 싶다면, 우리가 앞으로 뭘하건 무슨 말을 하건 그게 윤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부터 생각해보고 하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극기克己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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