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델타의 농부들은 새벽 어둠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평생을 흙과 땀에 바친 이들이 믿었던 건 땅과,…

미시시피 델타의 농부들은 새벽 어둠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평생을 흙과 땀에 바친 이들이 믿었던 건 땅과, 그리고 자신들이 뽑아준 대통령이었다. 트럼프가 “농민을 지켜주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표를 던졌다. 하지만 돌아온 건 정반대였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미국 농산물의 절대적 고객이었다. 콩은 물론, 옥수수·밀·면화·돼지고기까지 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이 보복관세를 물리면서 길이 끊겼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그 자리를 채우고, 미국 농산물은 창고에 쌓여 썩거나 헐값에 국내 시장에 풀렸다. 미국 물건은 대체품이 많은 편이지만 중국 공산품은 아직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 관세전쟁이 미국에게 불리한 이유다. 씨앗, 비료, 연료 값은 치솟고 가격은 제자리라 농민들은 에이커당 손해만 키워가고 있다. 남는 건 빚과 배신감뿐이다. 비슷한 그림은 북부 공업지대 Rust Belt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는 “제조업의 부활”을 약속했지만, 철강과 자동차 공장은 관세로 원자재 값이 오르고 무역 불확실성 속에 감원을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주민들 중 상당수는 “큰 기업만 혜택을 보고 우리 삶은 더 힘들어졌다”는 체감을 하고 있다. 일자리를 지켜주겠다던 약속은 공장 문턱에 먼지만 쌓이게 만들었다. 남부 조지아 역시 다르지 않다. 외국 기업 투자를 기반으로 한 배터리 공장과 자동차 공장은 지역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과 비자 제한으로 해외 기술자들이 대거 쫓겨나면서, 현대·LG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공사 지연과 비용 폭증에 시달리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건설업과 제조업에도 부담을 주고, 지역 일자리는 오히려 위협받고 있다. 농민에서 노동자까지, 남부와 북부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를 믿었던 이들은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보낸 표는 무엇을 바꿨나?” 겉으로 보기엔 들판은 푸르고 공장 굴뚝도 여전히 서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갈수록 말라가고 있다. https://msindy.org/p/in-mississippi-delta-even-conserv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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