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 영화나 드라마에 보면 길거리에서 갈색종이에 싼 음료수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많은 주에…
미쿡 영화나 드라마에 보면 길거리에서 갈색종이에 싼 음료수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게 금지되어있다. 남부 보수적인 주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예 술 판매를 금지하는 곳들도 있다. 그러나 빈곤한 사람들에게 길거리는 열대야에 잠을 포기하고 나와 이웃들과 어울리며 쉬는 장소다. 술을 따로 사서 길에서 마시는 게 술집보다 훨씬 싸다. 그리고 경찰들은 그 사람들을 다 잡아넣자면 다른 공무는 전혀 볼 수가 없게 된다. 해서 생겨난 암묵적 타협이 길에서 술을 마실 땐 갈색 종이 봉지에 넣어 마시는 거다. 경찰들도 술을 보지 못했으니 잡느라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고, 써보니 더운 지역에서는 시원한 음료수 표면에 생기는 물방울도 잡아주고, 추운 지역에서는 손시려움을 덜어준다. 그러다보니 술이 아닌 음료수도 종이에 싸서 들고다니는 사람들이 생겼고, 경찰들도 술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종이봉지를 수색하지 않을 핑계가 생겼다. 법보다 빠르고 공정한데 가끔 효율적이기까지 한 길거리의 암묵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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