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권이 돌아오려 하니 언론인들의 불안이 느껴진다. 국힘 정권 때는 모두 함께 고생하며 함께 불평하니…
민주당 정권이 돌아오려 하니 언론인들의 불안이 느껴진다. 국힘 정권 때는 모두 함께 고생하며 함께 불평하니 별문제가 없지만, 민주당 정권에서도 똑같이 욕하지 않으면 친정권 언론으로 보일까 두려워하는 묘한 감정이 있다. 민주당이니만큼 못하는 일도 있지만 잘하는 일도 많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 언론은 죽었다 깨어나도 정부 정책의 성공을 칭찬하거나 분석해 알리는 기사를 내지 못한다. 친정권으로 보일까봐서다. 언론인이 친정부로 보일까 사실을 외면하는 건 무지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저널리즘 개념이 확고하고 실력이 있는 사람은 욕을 먹어도 할 말은 할 뿐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 하면서도 얼마든지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없으면 두려움이 앞선다. “혹시 내가 언론인으로 별 볼 일 없다는 걸 들키면 어쩌지? 괜히 혼자 정부 정책 잘됐다고 썼다가 튀어서 관심받을 이유가 뭐 있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다. 어차피 국힘 정권 때는 보도를 자체 검열하던 이들이 민주당 정권이 되면 보도의 자유를 얻었다며 어떻게든 민주당과 국힘을 동시에 비판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국힘은 욕먹을 짓을 일일 권장량의 400%나 제공하니 오히려 보도를 줄여야하고, 중요한 건 어떻게든 민주당을 두들겨 언론인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걸 피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힘 의원의 스캔들은 모 국회의원이 되고 민주당 의원이면 민주당 의원으로 보도한다. 국힘 정권 때는 환율, 무역적자 등 모든 충격적인 뉴스가 담담하게 사실적시로 나가지만 민주당 때는 모든 정책과 현상에 전방위적인 비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박근혜의 30% 지지율은 안정적이고 문재인의 40%는 위기가 된다. 경향이 제발 민주당 빼고 국힘과 정의당 찍으라는 칼럼으로 실으면서도 스스로 이상한 걸 못 느끼기 시작한다. 민주당 까는 게 너무 당연하다보니 명백한 선거법 위반인 것도 눈치 못챈다. 한겨레의 네가지 용기를 보면 이제 정권 거의 바뀌다시피 하니 벌써 긍정적인 일에는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거론해서는 안되는 금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정권 하에서 언론인으로서 실력이 있어야 하는 상황보다는 국힘 정권하에서 별로 하는 일 없이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 언론인 코스프레를 하는 게 솔직히 마음이 편한 거다. 검찰·개헌·군 개혁에 이어, 다음 차례는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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