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말하면, 이게 저들이 사람 구실할 마지막 기회다. 아무리 대구·경북이 보수 텃밭이라 해도 100% 국…

바꿔 말하면, 이게 저들이 사람 구실할 마지막 기회다. 아무리 대구·경북이 보수 텃밭이라 해도 100% 국힘 표가 나오는 건 아니다. 대구에서 길 가는 사람 다섯 중 한 명은 이재명을 찍었다. 그러니 다음번에 대구가 어떤 불이익을 당한다고 해서, 단순히 “좀 당해봐야지” 할 일이 아니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저쪽 진영에 몸담고 있는 사람 중 최소 3분의 1은 여기에 해당된다. 출신 지역이든, 학연이든, 혈연이든, 어쩌다 그 진영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다. 일단 들어가 있으면, 대통령이 윤석열이고 당론이 그를 미는 거라면, 대다수는 따라간다. 한국인은 자기 주변의 대세를 거스르는 걸 어려워한다. 사회적 자아가 막 깨어날 무렵 정신 차려보니 검찰에서 검사하고 있던 사람들도 있다. 그동안 몸 담은 조직에서 경륜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았지만, 속으론 사람 되고 싶었던 이들이다. 맨날 얼굴 찌푸리고 있던 김상욱이 이쪽으로 건너오고 나니, 이제 얼굴에 웃음밖에 안 나오지 않나. 또, 속마음은 여전히 저 진영에 가깝고 내적 갈등도 없지만, 어차피 저물어가는 배에서 탈출하고 싶은 야망가들도 있다. 이 사람들, 거기서 우리 개혁을 막는 데 재능을 쓰게 둘 바엔, 쓰든 안 쓰든 일단 건져오는 게 낫다. 최소한 저쪽에서도 못 쓰게 만들어야 한다. 먼저 검찰개혁에는 검찰의 급소를 아는 내부자들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사법부, 언론, 국힘이다. 우리의 목표는 개헌이다. 개헌 없이 이 정권이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런데 개헌은 우리 의석만으로는 안 된다. 국힘이 정당해산되더라도, 정족수는 여전히 200석이다. 앞으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인물들도 많이 들어올 것이다. 익숙해지는 게 좋다. 그리고 이렇게 저쪽 진영을 체에 걸러 인재만 골라내는 일은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누구보다 사람을 보는 눈이 있고, 실력이 있고 열심히 한다면 중용할 거라는 신뢰를 준다. 동시에 진짜 아닌 사람은 초반에 대부분 걸러낸다. 이건 아무 대통령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정치적 주도권, 이렇게까지 상대를 유인하고 분리하고 흡수할 수 있는 시기, 다시 오기 어렵다.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