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으로 묘사가 불가능한 우주를 그래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는 인간의 노력이 언어. “내가 정말 마음에 드…

본질적으로 묘사가 불가능한 우주를 그래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는 인간의 노력이 언어.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건 저 작은 못들이 물이 있던 자리의 윤곽을 그린다는 거야. 그 윤곽은 오랜 시간 후에도 사람들에게 거기에 물결이 닿았었다는 걸 보여줘. 실제 거기 있던 게 뭐였는지 지금은 어디있는지는 알 수 없더라도 저 사람이 자신이 보고 느낀 놀라운 경험을 어떻게든 남기려한 아름다운 노력을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게 해. 완벽한 묘사가 불가능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의 윤곽을 남길 수 있어." 누군가가 첫사랑에 빠졌을 때 썼던 글들을 읽는다고 그 첫사랑을 경험할 수는 없지만 그 경험이 그에게 준 감동의 윤곽을 볼 수 있다. 이건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볼 때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과 그 감정의 기억마저 희미해져 '그때 정말 그랬나'싶지만 당시에 쓴 글을 읽으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나지 않더라도 당시 그게 얼마나 대단한 느낌이었는지 그 윤곽을 읽을 수 있다. 글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시간과 의심 속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