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한국은 행정 관련 전산 시스템의 갈라파고스. 비-한국인의 편의를 봐줄 필요가 없고 모두가 같은 절차와…

섬나라 한국은 행정 관련 전산 시스템의 갈라파고스. 비-한국인의 편의를 봐줄 필요가 없고 모두가 같은 절차와 같은 서류를 사용하다보니 업무 속도와 효율은 세계 최고인데 모두가 너무 익숙해서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눈에는 뻔히 보이는 헛점도 못보기 시작. 외국인 수가 늘기 시작하니 전체 시스템을 사용하기 편하고 안전하게 보완하기 보다 그냥 외국인은 서비스 사용 등록 자체가 하기 힘들게 만들어서 해결했다.

미쿡은 50개 주가 서로 다른 법을 갖고 있다보니 사실 한 주에서 등록한 기업을 그 옆주로 옮기는 것도 안된다. 그냥 같은 이름의 회사를 그 주에 새로 등록하고 원래 회사를 닫거나 지사를 차려야 한다. 은행들도 주 안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하지만 주를 넘으면 다른 법을 따르는 지점을 따로 등록해 운영해야한다. 서로 다른 주 지점끼리 정보 공유할 때도 지켜야 할 규정이 있다. 이러다보니 누군가가 바보같은 짓을 해서 보안이 뚫려도 소규모 지점 단위에서 털릴 가능성이 높다.

고객이 계좌를 열어달라고 들고오는 서류도 한국은 10명이면 10명이 같은 서류를 들고온다고 보면 되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각 서류마다 50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신원확인부터가 힘들다. 그래서 계좌 여는데 한시간은 기본이고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운전면허도 마찬가지고 거의 모든 행정이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민원인이 들고오는 서류가 받는 직원도 처음보는 양식인 경우가 많고 해외 문서도 많기 때문에 서류에 대한 신뢰가 낮다.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보안에 신경을 더 쓸 수 밖에 없다.

한국처럼 모두가 사진과 지문이 들어간 신분증을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고유 사회보장번호가 있지만 그냥 숫자와 이름이 적힌 종이 쪽지다. 신분증은 아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차도를 만들 때 아예 인도를 설계하지 않을 정도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경우가 많은 미국은 국민 상당수가 운전을 해야하고 사진이 들어가기 때문에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역할을 하게 됐다. 물론 면허증이 없거나 타주에 가면 대부분의 경우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보며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서류들을 또 들고가야 그 주 면허를 딸 수 있다. 한 번 만들면 평생 나를 증명해주는 주민등록증 같은 건 없다.

그 대신 대부분 관공 서류에는 서류 작성법이 서류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따라온다. 온 국민이 한 종류를 쓰는 한국에서는 그럴 필요를 못느끼지만 너무 많은 종류가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작성할 수 있게 설계해야 공무원들의 업무가 줄어든다. 한국의 서류 양식 작성은 해본 사람만 할 수 있다. 처음 해보는 사람은 무조건 해본 사람의 경험을 전수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