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 와서 맥주 세 잔을 시켜놓고 세 잔을 한모금씩 번갈아가며 마시고, 다 마시면 다시 또 세 잔을 시키는…

술집에 와서 맥주 세 잔을 시켜놓고 세 잔을 한모금씩 번갈아가며 마시고, 다 마시면 다시 또 세 잔을 시키는 손님이 있었다. 주인이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손님, 그렇게 마시면 김이 빠져서 맛없지 않나요? 한 잔 씩 내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우리 형제가 셋인데, 둘이 해외 먼 곳에 나가 있어서,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 마시더라도 이렇게 세 잔을 놓고 마시며 마음만은 함께 하기로 약속해서 그렇습니다.”

매주 빠지지 않고 똑같은 자리에서 세 잔 씩 주문하는 손님은 곧 술집의 유명인이 되었고 몇년이 흘렀다.

어느날 다른 때와 같이 들어와 앉은 손님은 맥주를 두 잔만 주문했고, 술집은 순식간에 정적에 빠졌다.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상황에 술잔을 들고 온 주인이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느 곳에 계신 형제분이었습니까?”
“네? …아… 아닙니다. 제가 이번에 오계수지하고 부처님의 진리를 따르게 돼서 술을 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