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모바일 시대가 시작됐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모바일 시대가 시작됐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애플이 꽉 잡고 있지만 이제 특별히 새로운 형태나 기능 혁신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AI다. 단지 AI의 발전 속도에 비해 스마트폰 등 기기가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거나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 페이스북 메타에서 레이밴 디스플레이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한다. 오리온에 들어갔던 기능들이 거의 다 구현됐다. 손가락 제스쳐, 보이스 컨트롤 및 AI를 통한 멀티모덜 인풋(사용자가 보고 있는 환경을 카메라 등을 통해 이해), AR overlay 등 비전 프로에 있던 기능이 들어갔고, 실시간 통역, 6시간 사용시간, 일반 안경과 구분하기 힘든 디자인 등이 추가됐다. 손을 빼앗기지 않고, 특히 스마트폰 화면 등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기지 않고도 컴퓨팅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AI 기능이 완전히 구현되면 [아이언맨]의 자비스에 좀 더 가까워지며 AI 비서 기능이 하드웨어 기능보다 훨씬 중요해진다. AI 시장에서 아직 선두를 지키고 있는 OpenAI도 거액을 투자해 아이폰을 디자인한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AI용 기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애플 이후를 다들 생각하고 있다. 혹시라도 스마트폰 다음 패러다임을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가 잡을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인 애플의 매출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이 위험해진다. 애플은 스마트글래스도, AI도 마땅한 제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원래 가동 중이던 비전 프로 경량화 프로젝트도 일단 중지하고 원래 2028년 출시 계획이던 스마트글래스를 2년 안에 출시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가 없는 애플은 다른 회사 모델이 완성되면 협력해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애플도 이런 쓰나미가 밀려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다. 나름 애플 비전 프로도 만들어봤고, 퀘스트로 성공을 거두고 있던 메타를 눌러놓기 위해 2021년부터 아이폰에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넣어 메타에게 2022년부터 한해에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 미리 손을 썼지만 오히려 메타의 아이폰, 안드로이드 등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이 시작됐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놓은 제품 개발팀들을 유지 발전시키고 회사 매출을 수십배 늘리는데에는 천재적이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히트 상품 개발에는 익숙치 않다. 메타 등이 오픈소스 AI 모델 개발을 중단하고 상용모델로 전환하는 것도 요즘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AI 브라우저, AI 컴퓨터 조종 모델들과 관련있다. 스마트폰 대체재 등 실제로 어마어마한 수익모델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현실에서 스마트폰이 더 이상 필요없을 정도로 스마트글래스가 편리해질 때까지는 앞으로도 2-3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 뒤쳐져 있지만 애플의 특기가 타사 제품의 기능을 1-2년 뒤 몇단계 높은 성숙도로 자사 제품에서 선보이는 것인 만큼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막강한 제품과 충성스런 사용자층이 있고, 세계 최고의 자금 동원력이 있으며, 앱스토어라는 더 막강한 생태계가 있다.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아이폰1 같은 혁명적인 제품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메타는 새 제품으로 사용자들을 설득해야하고, 생태계를 새로 만들어 개발자들을 끌어들어야한다. 아직 레이밴 디스플레이에서 사용가능한 앱들도 대부분 메타에서 만든 앱들 뿐이다.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1도 처음 나왔을 때는 앱스토어가 없었고 우리가 아는 "스마트폰" 이라는 시스템이 완성되는데도 몇년이 걸렸다. 그리고 구글도 후발주자라 힘들었고 오래 걸렸지만 앱스토어에 맞설 수 있는 크기의 플레이스토어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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