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난 10년 동안 본 영화 중 최고. 아마도 앞으로 30-40년 간은 사랑받을 명작. 모든 면에서 완…

어쩌면 지난 10년 동안 본 영화 중 최고. 아마도 앞으로 30-40년 간은 사랑받을 명작. 모든 면에서 완벽. 1.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을 써서 만든 영화지만 전부 실사촬영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배우들이 고생 정말 많이 했겠다. 2. 공상과학 범주에 속하는 영화지만 40 ~ 50년대 고전 영화 보는 듯한 느낌. 특수효과가 하나도 없는 영화인 양 이야기, 연기, 특히 연기의 감정선에 모든 걸 건다.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운 장면 뿐이지만 그래도 인물들이 살아있다. 3. 적당히. 모든 걸 적당히 넣었다. 가장 최신 특수효과 보여주느라 이야기의 흐름이나 연계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풍경, 아름다운 인물들, 비장감 넘치는 영웅적 서사, 액션, 희생, 사랑, 모든 게 적당하게 들어갔다. 원래 '적당히'가 가장 어려우면서도 달인들은 다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최소한 달인이다. 4.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가 인정받는 부분 중 하나가 영화화 과정에서 각색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는 점인데, 2021년 듄도 분명 그 반열에 올라간다. 수만 년 후를 다루는 이계異界 느낌, 고향을 떠나 가족과 함께 새로운 정착지로 향하는 십대 소년의 흥분, 두려움 등이 너무 생생하다. 5. 워낙 긴 세월을 다루는 소설이고 스케일이 크다보니 소개해야할 등장인물도 많고, 시리즈의 후속편에서 전개될 중요한 이야기 포인트들도 포기하면 안 되기 때문에 정신 없이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어수선해지기 딱 쉬운 책이 듄인데 이걸 이렇게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다니… 다시 한 번 이 감독은 이 시대의 스필버그 쯤 되는 것 같다. 6. 이 영화 뒤로도 티모시 샬라메가 타이타닉의 디카프리오, 가을의 전설의 브래드 피트 급의 수퍼스타가 되지 않으면 매우 이상할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도? 7. 개인적으로 시리즈에서 세 번째 책인 Children of Dune 이후 책들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문학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첫 책이었던 Dune을 더 높게 평가한다. 개인적으론 뒤에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너무 강렬해서 첫 이야기는 기억에서 희미해졌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사람들이 왜 첫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스타워즈가 사실상 듄에서 정말 많은 요소를 빌려갔지만, 듄은 스타워즈보다는 햄릿이나 리어왕에 더 가까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