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한 20년 전 대만친구들이랑 놀 때 파악한 내용은… 엄청 복잡.
일단 대만에 한 몇백 년 전에 중국에서 이주해와서 원주민들을 산위로 쫓아낸 본성인本省人들이 있고, 49년 중화민국 패망과 함께 대만으로 군사력을 가지고 온 장개석의 외성인外省人이 있음. 인구비율은 거의 8:2에서 9:1로 본성인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정권을 외성인들이 잡았기 때문에 본성인들을 정말 개잡듯이 때려잡아 억압하며 독재정권을 수십년간 유지했음. 이러다보니 대다수 대만인들은 중국에서 밀려나 오게 된 국민당파보다 차라리 그 전에 일본 식민지 시절이 더 낫더라라는 인식까지 생겼을 정도.
이게 어떤 차이를 가져오냐하면 국민당파는 중화민국의 후신이라 오늘날 본토 중국 땅 전체 + 몽골 + 인도와의 분쟁지역 넘어 더 큰 지역, 백두산 전체를 다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쪽. 원론적으로는 본토의 중국공산당 정권을 인정하지 않음. 자기들이 중국. 그러다보니 대만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고민할 수가 없음. 자기들이 중국인데 그 중 하나의 성인 대만으로 독립하는 게 말이 안되니까.
그 국민당의 독재에 맞서 싸우다가 민주화에 성공한 게 민진당. 민진당은 대만 독립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로 속해있음. 자기들은 중국 본토와 별로 엮이고 싶지도 않고, 그냥 대만으로서 독립적으로 UN 가입하고 정상국가가 될 수 있다면 만족. 그래서 민진당이 정권을 잡으면 항상 중국은 침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음. 오히려 49년에 중국공산당이 쫓아낸 국민당은 양안관계를 살려서 대만의 살길을 찾거나 본토와 통일하겠다는 쪽이고.
이미 70년대에 미국에게서도 정치적으로 버림받고 외교적으로 완전 고립된 상황. 한국이랑도 90년대에 외교단절되고. 지금도 대만은 그래서인지 일본 영향인지 혐한이 심한 나라고.
물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안보를 책임져주….겠다고 하고 무기를 팔아먹는 거래처가 됨으로서 한 2005년쯤까지는 낙후된 중국에 비해 체제경쟁에서 이기는 분위기였으나, 중국의 급속도 발전과 경제성장, 군사력 증강에 따라 다시 위험해졌었음. 결국 대만을 살린 건 전세계 중요한 반도체는 다 생산하고 있는 TSMC. TSMC가 전쟁에 무너지면 전세계가 타격을 입으므로 역대 최고의 전쟁억지력이 됐고, 저절로 안보가 해결됨.
근데 또 미국이 TSMC 공장들을 미국으로 옮기게 압박을… …
미국은 원래부터 가치경쟁에 관심 없는 걸로 보임.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를 견인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고 변방의 소국으로 남게 하는 걸로 만족하고 또 체제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값싼 노동력을 즐긴 역사 그 어디에도 가치경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없음.
몇년 전까지만 생각해봐도 중국과 대만의 전쟁은 사실 누가봐도 말이 안되는 건데, 이제 점점 현실적 가능성이 되어가고 있는 #1 이유는 미국이 중국을 자본주의 세계에서 단절시켰기 때문. 중국이 이제 대만 침공을 해도 예전에 비하면 별로 잃는 게 없음. 전쟁 억지력이 사라진 상태. 게다가 미국은 직접 자신들이 전면전을 할 수 없는 대상인 핵보유국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군사 지원을 통한 공격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봤음. 다음은 중국에게도 같은 방식의 공격을 하고 싶은데, 중국의 우크라이나가 바로 대만. 이게 #2 이유.
미국이 개과천선하지 않는 이상 대만은 살아남기 힘듬. 스스로 TSMC를 미국으로부터 잘 지켜서 살아남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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