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건 원치않건, 언젠가는 기계 혹은 생체 의체가 나올 거다. 우리의 병들고 늙은 몸을 버리고 갈아탈…

우리가 원하건 원치않건, 언젠가는 기계 혹은 생체 의체가 나올 거다. 우리의 병들고 늙은 몸을 버리고 갈아탈 수 있는. 그게 어떤 방식이 될지 모르지만 뇌도 버리고 새 뇌로 갈아탈 수 있다면 묘한 딜레마가 생긴다. 내 뇌를 새 몸에 이식하는 경우면 모르지만 아예 새 뇌에 의식과 기억만 옮기는 방식이라면 어느 순간엔 내 늙은 뇌를 끄고 새 뇌를 켜는 선택을 해야한다. 말이 새 몸으로의 이동이지 그냥 낡은 내가 죽고 내 클론이 눈을 뜨는 것과 같다. 물론 클론 입장에서는 방금 내 낡은 몸에서 눈을 감았는데 바로 내 새 몸에서 눈을 뜨며 깨어난 느낌이겠지만, 낡은 몸에 있던 나는 그냥 영원히 눈을 감는 것 뿐이다. 사실은 스타트렉의 트렌스포터, 순간이동과 같은 딜레마다. 엔터프라이즈에 있던 몸은 분자로 분리되며 소멸되고, 새로운 곳에 엔터프라이즈의 강력한 트렌스포터 빔으로 3D프린터처럼 새로운 나를 생성해서 떨어뜨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렌스포터를 쓸때마다 스타트렉 출연 인물들은 죽는다. 이 문제에 대해 가끔 고민을 해보는데, 그냥 어떤 존재가 내가 없어진 후에도 나의 의식과 생각패턴을 그대로 이어주는 것에서 의의를 찾거나, 그냥 그 순간적 죽음과 교체를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키고 대체할 거라는 두려움을 표명하는 과학자들도 많은데, 그것도 사실 난 같은 이슈로 보고 있다. 개개인 입장에서는 어차피 몇십 년 안에 죽어 사라질 거라, 그 뒤에 우리를 잇는 게 우리와 같은 종의 생물인지, 디지털 존재인지의 문제다. 나 개인적으론 별로 상관없다고 본다. 앞에 의체의 예는 기술적으로 우리 신체가 가진 한계와 문제점들을 다 해결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기분에 따라 죽는 느낌이 들 수도 있어서 인류가 영원히 그걸 거부하며 고생할 것인지, 그냥 한 번 눈감고 나서 좀 덜 불완전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인지의 선택이고, AI의 경우는 거기에 우리의 불완전한 의식과 정신까지도 한 번 업그레이드하고 넘어갈 것인지의 차이다. #midjou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