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보통 그 배우가 맡았던 배역, 그 극에서 다뤘던 주제들과 관련된 그 배우의…
우리가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보통 그 배우가 맡았던 배역, 그 극에서 다뤘던 주제들과 관련된 그 배우의 견해도 궁금해지고, "아마 내용과 배역을 봤을 땐 이런 이런 개념있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하고 이상한 기대까지 하게 된다. 사실 정치 신인을 보고 해야할 생각이지만 우린 인간이고 다른 인간이 나와 동의해주길 갈망하는 존재들이니 어쩔 수 없다. 배우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고 가수, 운동선수들에게도 해당된다. 사진 맨 오른쪽이 스캇 바큘라 Scott Bakula라는 배우고,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에서 아처 선장 역을 맡았었다. 그 전까지 가장 유명했던 배역은… 90년대의 [광속인간 샘 Quantum Leap]. 난 이걸 한국에서 자라면서 즐겨봤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상하게 제목이 생소하다. 광속인간 샘은 주인공이 과거 인물들에 "빙의"돼 어떤 상황을 해결해야 떠날 수 있는 설정인데, 에피소드마다 다루는 이슈가 다양한 사회문제,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이라 몰입도가 상당하다. 이 배우가 광속인간 샘 촬영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한 걸 들어봤었는데 좀 깼었다. 특별한 인상이나 기억, 추억 같은 걸 기대했는데 그냥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했던 직장에 대한 얘기하는 느낌. 그냥 열심히 일감 찾아다니는 노동자 느낌이 너무 강한거다. 이게 처음 느낀게 아니라 스타트렉 원작 시리즈의 스팍 역을 맡은 레너드 니모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도 느꼈던 거다. 니모이도 배역에 대한 철학이나 감상이 없진 않겠지만, 그의 친구들, 가족들의 증언에 의하면 거의 한번도 배역 제안을 거절한 적이 없고, 연기가 아닌 가수, 행사 등 다른 활동 제안이 들어와도 거의 모두 수락했다 한다. 철저하게 직업으로 여겼고, 그에게는 생계수단이었다. 생각해보면 이게 당연하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하고, 그들 모두가 개념이 있고 의식이 있기를 기대하는 건 그냥 우리의 바람이다. 간혹 그게 맞아떨어지면 신나는거고. 우리가 좋아하는 유명인이 우리와 같은 성향이 아니라고 욕하고 끊는 것도 어찌보면 재벌/연예인 걱정처럼 실없는 짓 아닌가 싶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