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피 골드버그의 본명은 캐린 일레인 존슨 Caryn Elaine Johnson. “우피”는 방귀 소리를 내는…

우피 골드버그의 본명은 캐린 일레인 존슨 Caryn Elaine Johnson. “우피”는 방귀 소리를 내는 장난용 풍선 ‘우피 쿠션(whoopee cushion)’에서 따온 별명이고, “골드버그”는 흑인인데 전형적 유태인 성씨를 써서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도록 붙인 이름이다. 이름부터가 그녀의 무대였고, 세상에 자신을 새기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녀의 삶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난독증으로 학교에서 소외됐고, 청소년기에는 마약과 가난 속에서 방황했다. 열일곱 살에 엄마가 되었고, 딸이 열일곱에 아이를 낳아 우피는 서른네 살에 할머니가 됐다. 청소부, 시체 화장 담당자, 벽돌공, 벽화 화가 같은 일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그런 경험들이 결국 그녀를 무너지지 않는 사람으로 단련시켰다. 특히 벽돌공으로서는 기능공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아서 벽돌공 노조에 초청받고 샌디에고 동물원 벽 건설에 참여했었다. 연기를 시작한 건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찾기 위해서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극장에서 시작한 모놀로그 공연은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목소리를 혼자서 표현하며 입소문을 탔고, 이 공연을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녀를 [컬러 퍼플]에 캐스팅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이후 [고스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당시에도 마약에 취해 있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해티 맥대니얼 이후 무려 51년 만에 연기 부문에서 오스카를 받은 첫 흑인 여성 배우였다. 그리고 [시스터 액트]는 우피 골드버그를 단순한 연기상 수상자에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올려놓은 작품이었다. 코미디와 음악, 신앙과 유머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영화에서 우피는 범죄를 피해 수녀원에 숨어든 재즈 가수로 등장해,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존재가 된다. 이 작품은 흑인 여성 배우가 할리우드 주류 상업 영화의 절대적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가 가진 에너지와 유머, 인간적인 매력을 전 세계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단지 성공한 작품이 아니라, 그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 사랑받은 순간이기도 했다. 그녀의 업적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피는 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받은 극소수의 예술인, 이른바 EGOT 수상자다. 연기, 음악, 텔레비전, 연극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모두 석권한 인물은 지금까지 21명 뿐이다. 사적인 삶도 남달랐다. 제임스 본드 배우 티모시 달튼, 그리고 당시 미국에서 가장 남성적인 매력을 가진 배우로 꼽히던 테드 댄슨과 연인관계였다. 우피 골드버그는 할리우드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외모나 전통적인 스타성, 출신 배경으로 승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기에,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자리를 쟁취해야 했다. 이름부터 경력까지 모든 것이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관객들도, 제임스 본드도, 그의 매력에 모두 푹 빠졌다. 웃음과 상처, 좌절과 도전이 뒤섞인 이 여정이 결국 한계를 부수는 하나의 서사가 되었고, 그래서 우피 골드버그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길이 없던 곳에 길을 만든 개척자의 이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