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의 이름은 한때 안정감과 신뢰의 상징처럼 통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름을 둘러싼…
이낙연 전 총리의 이름은 한때 안정감과 신뢰의 상징처럼 통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름을 둘러싼 그림자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용하고 반듯하던 이미지 아래, 가족과 연결된 부동산·건설 이권의 흐름은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궤적을 남겼다. 모든 시작은 전남도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낙연 지사의 동생 이계연은 2015년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임명된다. 중소기업 대출 보증과 보증심사를 주관하는 이 재단은 지역 자금 흐름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후 이계연은 다른 지방 공공금융기관장 자리도 거치며 기반을 다진다. 전남 주요 공공기관 요직에 형제 모두가 위치하게 된 구조는 결과적으로 권한 집중과 영향력 행사 구조로 이어졌다. 이낙연이 국무총리가 된 뒤, 이계연은 SM그룹 건설 계열사 삼환기업 대표로 선임된다. 건설 실무 경험이 없는 인사가 대형 건설사의 CEO가 됐고, 불과 취임 3개월 만에 삼환기업의 관급공사 수주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다. 총리 동생의 대표 취임과 이 수주 확대의 상관관계를 의심하는 시선이 뒤따랐다. 더구나 이계연의 입사는 공직자윤리법상 퇴직자 취업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 그는 이후 삼부토건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이 무렵 삼부토건은 ‘이낙연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경기도 덕소 재개발사업에선 삼부토건 임직원 명의의 토지 지분이 쪼개져 대거 매입되었고, 이는 조합 설립 요건 충족을 위한 전략적 행위로 의심받았다. 이러한 행위는 대표적인 재개발 투기 수법이다. 이낙연의 가족 사업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생 이계연, 여동생 이금순, 막내동생 이상진을 포함한 가족들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만 최소 8채 이상의 원룸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고, 전체 세대 수는 250세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들은 대부분 근린생활시설 또는 오피스텔로 등록된 뒤 불법 개조되어 주택 용도로 임대되고 있었으며, 구청으로부터 적발된 사례도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이계연 씨 부부는 8층짜리 건물을 부부 공동 명의로 사들여 종합부동산세를 회피하고, 월세 시세도 인근보다 높게 책정하여 최대 수익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금순 씨는 불법 용도변경으로 적발된 원룸 건물을 포함해 4채 이상의 건물을 보유 중이었고, 그 일부는 아들과 공동 명의로 되어 있다. 이상진 씨 역시 부인 명의의 건물까지 합쳐 최소 2채 이상을 신림동에 보유하고 있었다. 일부 건물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된 정황이 확인되었고, 가족 전체가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자한 것은 투기성 사업 구조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원룸 건물들이 취사시설 설치 허가가 없는 근린생활시설을 불법 개조한 구조였다는 점,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며 사실상 불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관리책임자가 가족 인맥이라는 점은 단순한 임대사업을 넘어 불법성, 조직적 기획성까지 의심받게 만든다. 이 모든 정황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다주택자 규제, 갭투기 근절, 재개발 지분 쪼개기 금지 등 정부의 공식 정책이 존재하는 동안, 국무총리 일가가 이 같은 패턴의 자산운용을 지속했다는 점은 도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거나 대변했던 총리 본인이 가족의 이런 행태를 몰랐다고 하기 어렵다. 이낙연이 이 모든 걸 직접 설계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매번 주요 공직 경력의 정점마다, 그 시기마다 가족이 새롭게 영향력 있는 건설사에 진입하고, 부동산을 집중 매입하며,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과 충돌하는 사업을 벌였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낙연의 정치적 성공이 이낙연 집안의 재산 증식과 직접 연관된 걸로 보이는 게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이 사건은 단지 ‘가족이 사업을 했다’는 문제가 아니다. 권력자 주변의 사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공공기관, 공공사업, 금융 흐름, 부동산 개발 구조에 침투했는지 보여주는 전형이다. 그리고 그 구조는 명확히 작동했고, 반복되었으며, 특정 세력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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