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위해서라도 지금 인사를 비판해야 한다”는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두 가지 착오에 기반한 주장이다…
“이재명을 위해서라도 지금 인사를 비판해야 한다”는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두 가지 착오에 기반한 주장이다.
첫째, 그건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에나 필요한 조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하고 나면 특별한 지원도 질책도 잘 하지 않고 각자의 능력과 의지에 맡기는 편이었고 따라서 임명 당시에 잘 골라야했다. 유은혜, 홍남기, 윤석열 등 실제로 인사 성공률도 굉장히 낮았다. 하지만 이재명은 시정과 도정에서 인사 문제로 정책이 좌초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감시와 견제 없이도 공약이행률 96%라는 기록을 만들어내고, 그 뒤 수년간 검찰이 털어도 나올 먼지가 없게 만든 독종이다. 행정에 관한한 100% 만기친람 통제狂인데 실제로 그래도 될만한 실력까지 갖춘 특이한 경우다.
둘째, 지금은 검찰해체라는 전례 없는 과업이 눈앞에 있다. 헌법기관이 반란을 일으킨 상태에서 헌정 질서를 복원해야 하는 초법적 과도기로 들어가는 중이다. 선거기간에도 계속 재판에 끌려다닌 이재명 대통령이다. 검사들이 이뻐서 기용하겠나. 검찰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상징성과 명분 위주로 인선을 하라고? 관동군이 극악하니,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군인들 말고 평화롭게 민간인으로 독립군을 꾸려 대응하자는 말만큼 어이없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그에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다. 선명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최적의 인물이 있었다면 당연히 기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인재풀이 좁다면, 상징성을 희생하더라도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을 써야 한다. 전쟁터에 나가는데 실력 검증은 안 됐지만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장교들을 데리고 나가겠는가? 상징성이 부족해도 작전 수행 능력이 검증된 사람들을 데리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이런 말들은 이재명을 신뢰하지 못해서 나오는 것이다. 과거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이미 결과를 보여준 사람인데, 이제는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유로 일부러 손발을 묶고 실험해보자는 식이다. 성공해본 경험있는, 성공할 자신이 있는 사람의 계획을 막고, 이미 실패했던 우리의 방식을 다시 강요해놓고 과연 또 실패하는지 지켜보자는 건 도대체 무슨 짓인가. 왜 그래야 하는가. 아직 행정은 시작도 안 했다. 판단은 그가 실제로 일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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