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크로 시대, 미국은 백인과 흑인을 철저히 구분하는 사회였다. 학교, 병원, 화장실, 식당, 극장, 심지어…
짐 크로 시대, 미국은 백인과 흑인을 철저히 구분하는 사회였다. 학교, 병원, 화장실, 식당, 극장, 심지어 음수대까지—공공시설 대부분에 "Whites Only(백인 전용)", "Colored Only(유색인종 전용)"이라는 표지가 붙었고, 그 구분은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 법으로 강제됐다. 이 구분의 핵심은 단순한 피부색이 아니라, 누가 ‘백인’인가를 정의하는 문제였다.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 폴란드계 이민자들은 처음 미국 사회에서 ‘진짜 백인’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직업·주거·결혼 등 여러 면에서 심한 편견과 차별을 겪었다. 하지만 공공시설 이용에서는 예외였다. 그들은 흑인들과 같은 'Colored' 시설이 아닌, 백인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법적·사회적으로 백인 범주 안에 포함되는 순간, 그들은 그만큼의 권리도 부여받았다. 반면 라티노, 특히 멕시코계 미국인들은 훨씬 복잡한 대우를 받았다.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텍사스나 아리조나 같은 남서부 지역에서는 'White', 'Mexican', 'Colored' 세 가지 구분이 공존했다. 그런데 플로리다나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에서는 라티노를 아예 흑인으로 분류해 ‘흑인 전용’ 음수대나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는 일도 있었다. 그들은 백인이 아니란 이유 하나만으로 흑인들과 함께 묶였고, 이중의 차별을 겪었다. 물론 흑인들의 권리를 억압해야 할 때 필요하면 라티노도 백인으로 구분해 대립 시켰고,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작년 대선에 많은 라티노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지금 추방 당하는 중이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경험도 예외는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와 같은 서부 지역에서는 특히 중국계, 일본계, 필리핀계가 백인 전용 식당이나 수영장, 극장에서 배제당했다. 대중교통이나 학교에서도 차별이 있었고, 남부에서는 법원 판결로 아시아인을 ‘Colored’로 분류해 흑인 학교에 보내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경제적 지위가 높거나 지역 사회에서 인정받은 일부 아시아계 가족은 예외적으로 백인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차별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고, 지역과 계층, 분위기에 따라 달랐다. 미시시피 시골 등에 공립학교에 가면 벽에 역대 졸업생 사진들이 걸려있는데 어느 시기까지 백인 전용 학교였다가 그 지역 교육부 규정 변경 후 모든 인종에게 열리면서 백인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고 흑인학교처럼 된 곳들이 많다. 근데 자세히보면 양쪽 모두 아시아인과 라티노 학생들이 있다. 백인 학교일 때는 매우 부자로 보이는 동양계와 라티노 학생들이 있고 흑인 학교일 때는 좀 가난해 보이는 아이들이 사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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