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매변환기 catalytic converter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무게당 가장 비싼 부품은 촉매변환기 catalytic converter다. 엔진보다 훨씬 작고 가볍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귀금속 때문에 단위 무게 가격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작은 금속통 하나에 백금, 팔라듐, 로듐 같은 희귀 금속이 붙어 있고, 특히 로듐은 금보다 훨씬 비싸다. 그래서 중형차의 촉매는 몇 백 달러, SUV나 하이브리드는 천 달러 이상을 넘기기도 한다.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엔진에서 나오는 CO 일산화탄소, HC 미연탄화수소, NOx 질소산화물이라는 유해가스가 촉매 표면을 통과할 때 반응이 일어나고, 독성 물질이 더 약한 형태로 바뀌어 배출된다. 차가 어느 정도 달려서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이 반응이 시작된다. 결국 뜨거운 배기가스가 귀금속 표면을 스쳐 지나가며 정화되는 셈이다.
이 부품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크기는 작고 떼어내기 쉽고 무게당 가격은 고가 귀금속 덩어리와 비슷하다. 차를 통째로 훔치는 것보다 촉매 하나 잘라가는 게 훨씬 빠르다. 결국 자동차 아래쪽에 달린 이 작은 통은 정화장치이자 귀금속 덩어리이자 표적이다.
전기차가 나오기 전에도 이미 촉매변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차고에서 엔진 틀어놓고 잠들어 천천히 질식사하기”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일산화탄소를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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