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스카이 티비, 하퍼 콜린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루퍼트 머독이 99년에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모든 회사들을 소유하는 지주 신탁을 만들고 자신이 의결표 8표 중 4표를 갖고 네 명의 성인자녀에게 표를 하나씩 나눠줬다. 자신이 사망하면 자신의 4표를 네 자녀에게 하나씩 물려줘서 공동 소유하도록. 근데 25년이 지나고 보니 라클란 머독은 자기랑 같은 극우 성향인데 나머지 세 자녀는 충분히 극우적이지 않은 게 마음에 안들어 이 신탁을 수정해서 표를 모두 라클란에게 주려고 세명의 자녀와 소송을 시작했다. 세 자녀 중 두 딸은 특별히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일이 없지만 제임스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정반대로 진보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빌 클린턴과 바이든의 후원자다. 법적으로는 한 번 만들면 수정이 불가능한 irrevocable trust이기 때문에 소송해봤자 소용이 없지만… 부자들간의 소송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93세인 루퍼트 머독이 사망하고나면 미국 극우 방송이자 미국 케이블뉴스 시장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애플같은 존재인 폭스뉴스도 급격히 중도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1989년 이후 총선에서 득표수로 이겨본 적이 없어서 각종 게리맨더링과 간접선거제도 등을 활용해 권력을 유지해온 공화당도 사실 트럼프 때문에 모 아니면 도의 도박만 계속 이어오느라 실력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고, 트럼프가 사라진 후에는 곧 무너질 걸로 예상된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무한대의 선거자금기부 제도, 트럼프가 억지로 극우 판사들로 채운 대법원 등을 개혁할 걸로 예상되고 있고, 실제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나면 공화당은 몇십년 간 집권이 힘들어진다. 재선돼서 민주주의를 종식시키는데 성공하지 않는 한, 트럼프의 진짜 역사적 의의는 미국 우파의 몰락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