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 몇년 전인가 서울을 방문했다가 트럼프타워라는 건물명을 본 뒤로 흥미가 생겨서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해…
한 십 몇년 전인가 서울을 방문했다가 트럼프타워라는 건물명을 본 뒤로 흥미가 생겨서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는 아직 트럼프는 정치와는 관련이 없었고, 아마 The Apprentice라는 예능 프로에 출연하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선출직에 출마해본 게 2016년이 처음이었고, 이 사람은 최근까지도 자신의 재산 내역 공개를 거부해왔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이제야 접했지만, 그 때도 이미 어느 정도 사업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있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학이라는 사기사건이 이미 꽤 유명했을 때였고,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각종 희한한 트럼프 브랜드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 나는게 트럼프 스테이크…
해서 평소에 갖고 있던 관심을 조금 보강해 트럼프의 사업이력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시작은 대학 재학중에 아버지의 부동산사업에 동참했던 게 처음이었고, 졸업 후 부터는 지금 가치로 약 10억 원이 넘는 돈을 매년 아버지로 부터 증여받았습니다. 이런 저런 사업에 투자를 해보는데 거의 실패했고, 결국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았습니다. 대충 시간을 빨리 돌려서 80년대에 맨해튼의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큰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트럼프가 평생 벌어본 돈의 대부분은 80년대에 벌었습니다.
큰 돈을 벌면서 동시에 카지노와 골프 클럽들을 사기 시작했고, 그 대부분은 향후 20년에 걸쳐서 파산합니다.
91년부터 2009년 사이에 무려 6번이나 소유 사업들을 파산시켰습니다. 미국 상법 상 법인이 파산하면 소유주 개인에게는 법인에 투자했던 돈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기 때문에, 트럼프의 사업방식은 회사를 차리고, 융자를 잔뜩 얻어 건물을 사는 형식이었습니다. 사업이 잘 안되면 그 기업을 파산시키고, 잘 되면 자신이 이윤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물론 은행과 유착관계가 있어야 가능한 방식이고, 그래서 나중에 크게 문제가 되는 도이처 뱅크와의 밀월이 시작됩니다.
동시에 트럼프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해서 전세계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로얄티를 받고 이름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우건설이 파트너여서 트럼프타워를 여기 저기 지었던 것 같습니다만 트럼프에게 실제 지분은 없었다고 합니다.
미스 USA와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를 인수해서 돈은 별로 못벌었지만 개인적 취향을 만족시키는데 활용했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학이라는 것도 설립했고 트럼프의 사업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며 많게는 학생 당 2천만원 가량의 등록금을 받았는데, 결국 사기로 판정받고 합의로 끝났습니다. 또 자선재단을 만들어서 세금혜택을 받았는데, 자선사업이 아니라 개인 용도로 자금을 유용한 걸로 밝혀져서 결국 2016년에 영업중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여기 쯤에서 정리해보면, 부동산 쪽으로 한참 붐이 일던 8-90년대 외에는 사실상 손댄 사업마다 망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자잘하게 망한 사업/브랜드들로는 트럼프 스테이크, 침대 매트리스, 방향제, 향수, 생수, 비타민, 남성복, 보드카, 모노폴리를 본딴 보드게임, 안경, 커피, 여행사, 항공사, 등등등등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자기 소유는 아니고 로얄티를 받는 조건이었고, 90%는 적자를 보고 계약이 종료된 상태입니다.
돈이 궁하다 보니 러시아 마피아 자금세탁에도 관련됐던 것 같고, 2016년 선거운동 때부터 지금까지 모금된 돈도 개인적으로 또 가족에게 많이 빼돌린 정황이 있습니다. 또 대통령 직에 있으면서 역대 그 어떤 미 대통령보다 골프를 자주 쳤는데, 대부분 자기 소유 골프장에 비서진과 경호인원을 모두 데려갔기 때문에 매년 수백억 원의 세금을 자신의 사업체에 지불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일단 95년에 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그 후로는 흑자가 생겨도 그 적자가 다 까일 때까지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어서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자기 주장대로 성공적인 억만장자였다면 한 두해 안에 그 적자를 메꾸고 정상적으로 소득세를 냈겠지만, 사실상 그 후 지금까지 계속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 이유는… 소득이 거의 없거나 계속 사업 실패로 적자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 중 법인 파산으로 해결이 안되는,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보증을 선 융자금이 약 5천억원이 넘고 만기일이 내년 혹은 내후년이라, 어쩌면 사업체가 아니라 처음으로 개인 파산 구제를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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