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의 진짜 의미 1. 1997년 김대중은 박정희의 공화당을 만들고 2인자로 군림했던 김종필과 연대해서 1.52% 차로 가까스로 이겼다. 그것도 이인제가 신한국당(국힘) 경선에 불복하고 출마해서 19.20%를 나눠가져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게 아니었으면 아마 더블스코어로 졌을 거다. 민주세력에 의한 첫 정권교체가 이렇게 이뤄졌다. 2. 2002년 노무현은 민자당(국힘) 출신 현대중공업 정몽준과 연대해서 2.33% 차로 가까스로 당선됐다. 이번엔 국힘 세력의 분열이 없는 상태에서,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완주해 3.89%를 득표한 상황에서 이겼으므로 97년에 비하면 민주세력의 엄청난 성장을 보여줬다 할 수 있지만, 역시 보수세력과의 연대가 필수였다. 3. 2017년 문재인은 박근혜 탄핵이라는 엄청난 호재와 홍준표 24.03%, 안철수 21.41% 득표라는 보수층의 분열에 힘입어 41.08% 득표로 당선됐다. 2002년과 비교가 힘들지만 확실한 건 탄핵과 분열이 없이 민주당이 이기기는 힘들었을 수 있다는 점이다. 4. 2022년 이재명은 보수의 분열이나 보수와의 연대없이 오로지 민주세력의 힘만으로 47.83%의 득표를 하며 정의당이 2.37% 득표한 상황에서도 0.7%까지 따라잡으며 아깝게 패배했다. 여기서 보이는 패턴은 민주세력의 꾸준한 성장이다. 그것도 언론과 검찰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보수측의 선거운동을 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장이다. 당선됐다면 정치적으로 서로 맞지 않는 세력에게 빚을 지지 않고 당선된 첫 민주진영 대통령이 될 상황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보수는 군사독재 시절 이후 군 세력의 정치관여 길이 막히고, 재벌의 차떼기를 통한 금권선거 영향력, 대권과 국회 다수석 등을 빼앗기며 점차적으로 기득권을 해체 당하는 중이다. 보수는 이번에 정말 사법부, 검찰과 언론을 풀가동해서야 겨우 0.7% 차로 이겼다. 결과만 놓고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은 맞지만, 그 기울어진 운동장이 존재하는 행성의 축 자체가 계속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간절한 발악으로 한 번 뒤집기에 성공한 것 뿐이다. 한동안 힘들어질 거고, 지금이 분노하고 아쉬워할 상황은 맞지만 비관하거나 절망할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다. 다음 정권 가져와서 언론, 사법, 검찰 개혁을 단행하면 그 때부턴 평평한 운동장에서 정정당당하게 더블스코어로 승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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