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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슬릿 실험을 할 때 관찰자가 있으면 입자처럼 두 틈새 중 하나를 통과하지만, 관찰자가 없으면 하나하나의…

이중 슬릿 실험을 할 때 관찰자가 있으면 입자처럼 두 틈새 중 하나를 통과하지만, 관찰자가 없으면 하나하나의 광자가 두 틈을 동시에 통과하고 파동처럼 간섭과 굴절 현상이 일어난다. 어렸을 땐 그냥 우주와 물리의 신비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거… 그냥 최적화된 게임엔진 아닌가 싶다. 아무리 고화질 정밀한 영상을 생성하는 게임도 맵 전체를 항상 실시간 렌더하진 않는다. 플레이어가 있는 곳만 처리해서 보여주면 되니까. 우리 우주 혹은 시뮬레이션도 플레이어가 안 볼땐 프로세싱 파워를 덜먹는 파동모드로 있다가 플레이어가 마우스 잡으면 GPU 우선순위를 올려주고 입자모드로 처리하는 게 아닌지…. —— (농담임. 이중슬릿 실험에 대한 코펜하겐 해석이 관찰 시점에 하나의 결과로 결정되고 나머지 가능성들은 소멸한다고 보는 방면 실제로 모든 가능한 결과가 동시에 발생하고 우리는 그 중 하나가 속한 세계에 산다는 다세계 해석이 있으나 다세계 해석은 이미 인기를 잃은지 오래.)

갑자기 열불이 나서 써둠.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죄를 인정한 게 확실하다는 인간들….

갑자기 열불이 나서 써둠.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죄를 인정한 게 확실하다는 인간들.

세상엔 살까 말까 양 선택지 사이에 간당간당 걸쳐져 사는 사람들이 많다. 꼭 당장 삶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너무 힘들어서건 우울증 때문이건 정말 물 넘치기 직전의 찰랑찰랑한 상태에서 사는 사람들 많다.

그 사람들의 사정 하나 하나는 우리가 이해할 수도 없지만, 정말 설거지하다가 컵 하나 깨진 게 살까에서 말까 쪽으로 눈저울을 기울이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는 거다.

이 …인간들은 고인이 컵 때문에 죽은 게 100% 고 다른 이유가 있을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다.

어차피 누굴 혐오하기로 마음 먹은 상황에 무슨 말이 귀에 들리겠느냐만, 이 인간들 중엔 평소에 우울증으로 고생해본 사람들도 있더라. 알면서도 저러는 건 혐오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더 커서겠지.

2008년인가 민주노동당에 종북논란이 일었었다. 아마 심상정이 당 내 자주파가 북한에 국내동향 문건을 전달했…

2008년인가 민주노동당에 종북논란이 일었었다. 아마 심상정이 당 내 자주파가 북한에 국내동향 문건을 전달했다고 폭로해서 시작됐던 걸로 기억하고, 아마 진중권도 끼어들어서 민노당 내의 종북세력에 대한 폭로와 공격이 이어졌었다.

그때 참 놀랍고도 의외였던게, 진짜 그런 의혹을 받은 당사자들이 부인을 않는 거였다. 어떻게 동지끼리 이럴 수 있냐, 그게 무슨 기밀 문서냐, 등등의 대응이 대부분이었고, 그래서 정확하게는 기억 안나지만 그 중 일부에게 누가 일종에 "김일성 XXX 해봐" 수준의 테스트를 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북한 비판에 동의하냐는 정도 질문.

난 "웃기고 있네. 내가 진짜 간첩이었어도 저 자리에선 그냥 김일성 XXX 할건데 어떻게 그런 질문으로 정체를 파악하냐"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실제로 거의 묵묵부답. 그때 처음으로 "아… 진보진영에도 내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사고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하고 느꼈다.

근데 더 큰 깨달음은 아마도 몇년 뒤 한미FTA 반대 때 얻었던 것 같다. 개성공단 생산품 수출도 빠지고, 경계하던 독소조항은 그대로 들어간 한미FTA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야당이던 민주당이 소리쳐봤지만 여당도, 언론도, (그리고 민주당 내의 보수주의자들도) 전혀 반응하지 않아서 상황이 막막하기만 할 때, 가장 앞장 서서 투쟁하며 연대했던 건 그렇게 머리에 뿔달리고 세뇌된 간첩종자같았던 민노당/통진당 의원들 뿐이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열기가 다행히 조금 식은 것 같지만 이낙연-이재명 캠프끼리 너무 서로 조만간 분당할 사람들처럼 싸우는 걸 보면서 둘은 노회찬이 말한 한국과 일본 관계일까, 지구인과 외계인 관계일까 궁금했었다.

정치적 성향도 너무 다르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민주당이 온 힘을 모아 싸워야 할 시기, 빠르게는 내년 대선 때는 서로 아쉬울 거다. 정계의 클리쉐일 수 있지만, 덧셈정치가 뺄셈정치보다 숫자싸움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뿐만아니라 자본주의세계의 좌장 미국은 벌써 일년 넘게 월세/융자금 못내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조치 중. 다…

뿐만아니라 자본주의세계의 좌장 미국은 벌써 일년 넘게 월세/융자금 못내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조치 중. 다 힘든 상황에 그나마 사정이 나은 건물주와 은행들이 좀 더 버티라고 국가에서 사유재산에 마구 관여. 그것도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이 빨갱이라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시작해놓은 거 민주당에서 계속 연장시키고 있음.

더 충격적인 건 건물주들에게 손가락 빨라고 지시내린 게 대통령도 아니고, 계엄사령관도 아니고, 미국 질병관리본부. 사실 미국은 비상시에 연방재난관리청(FEMA)나 질병관리본부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엄청남.

… 해서 너무 엄청난 것 같다고 이번에 연방대법원에서 무효화 시키긴 했음. 질병관리본부에서 할 조치가 아니라 의회가 해야할 것 같다고. 근데 그건 대법원에서도 이견이 분분. 팬데믹 상황이고 사람들이 집에서 쫓겨나게 되면 방역에 더 큰 지장이 있으니 CDC 소관이 맞다는 소수의견도 나옴.

…사유재산을 건들면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이런 말은 아직 없음.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communication/Signed-CDC-Eviction-Order.pdf

세상에 많고 많은 죽음 중에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가난으로 인한 죽음이지 싶다. 같은 죽음인데 왜 돈이…

세상에 많고 많은 죽음 중에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가난으로 인한 죽음이지 싶다.

같은 죽음인데 왜 돈이 관여되면 그렇게 억울하고 안타까울까. 생각해봐도 명확한 답은 안 나오는데 어렴풋이 이해되는 건 아마도 [의사도 있고 의료기술도 있고 입원실도 비어있는데도 병원 앞에서 죽게되는 이유] 중에 가장 황당한 이유라서가 아닌가 싶다.

병원 문 들어가기 전에 증세악화로 죽거나, 병원 앞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해 죽거나, 강도를 당하거나해도 다 안타깝지만, 예를 들어 [스마트폰 화면을 이리저리 만져서 병원 은행계좌에 잔고가 특정 금액만큼 많아지게 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로 목숨이 오가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일인지 우리 이성은 애써 무시하고 살지만 무의식은 확실히 자각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복지제도의 발전에서 의식주&의료가 우선순위 상위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