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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뭐하는 건지 대략 감잡힌다. 자기 추종자들이야 어차피 따라올 사람들이고, 머스크가 하고 있는 건…

머스크가 뭐하는 건지 대략 감잡힌다.

자기 추종자들이야 어차피 따라올 사람들이고, 머스크가 하고 있는 건 자기 반대자들 조롱/교란/조종임.

1. 트위터 사겠다고 선언하고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팔아야하는데, 그러면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욕을 먹음. 마침 불거진 억만장자 주식에 대한 과세가 화제가 되니 그 핑계로 “그럼 테슬라 주식 일부 팔께. 세금 내려면 그 수 밖에 없어.”하고 바람 잡다가 트위터에서 설문조사로 결정. 결국 자기 손에 피 안묻히고 주식도 매각하고 자금도 마련하고 세금도 내고.

2. 트위터를 사겠다고 선언하고 바로 계약서에 서명해버림. 회사 상태를 잘 분석하고 점검하는 게 먼저인데 계약부터 하고 나서 트위터에 봇들이 많다고 문제제기하며 계약파기 시도. 이 시점에서 머스크 반대자들이 머스크 바보라고 조롱하며 계약에 따라 무조건 사도록 만들어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 결국 머스크는 원하던 트위터도 인수를 반대자들의 성화 속에 해내고 세계최고 부자가 가장 큰 SNS중 하나를 소유하게 되는 권력집중을 이뤄냄.

3. 트위터 인수 성공 직후 Chief Twit 대장 트윗이라고 장난으로 직함을 바꿨다가 다시 지우는데, 이게 트위터 직원들 대량 일괄 해고 등 법적으로 책임 질 일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보임. 대부분 자신에게 적대적이던 트위터 임원들 다 해고 하고 당연히 자기 사람들을 모으던 중이었을텐데, 어느 정도 준비가 됐는지 “나 CEO 직 사임할까?” 트위터 설문을 시작.

자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요리를 이렇게 잘하는 인간을 본적이 없다.

조국흑서 저자들도 그렇고, X파리들도 그렇고, 상당수가 그 한 가지 문제 빼고 삶의 다른 부분에서는 비교적…

조국흑서 저자들도 그렇고, X파리들도 그렇고, 상당수가 그 한 가지 문제 빼고 삶의 다른 부분에서는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가능한 사람들이라는 미스테리를 고민해봤는데… 이거 생각보다 단순한 원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두 그룹의 행태를 봤을 때 이 사람들은 남 비꼬고 비웃는 문화에 젖어있는 걸로 보이는데, 이 문화의 특징이 또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비웃은 대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 그런 모양 빠지는 건 진짜 법적조치가 들어오거나 해서 자신의 실질적 이해에 영향을 주기 전까진 절대 하지 않는다.

실수였건 오해였건 내가 한 번 비웃었으면 그 사람은 비웃음 받아 마땅한 사람이고 그걸 부정하는 그 어떤 증거도 그냥 내가 인정 안하면 난 사과 안해도 되는 것. 사실 남을 비웃는 게 취미인 사람들은 100이면 100 지성인이 미개인을 보고 조롱하는 구도를 추구하는데, 자신이 조롱했던 미개인에게 사과하는 지성인이라는 건 이들의 상상력으로는 불가능이다. 사과하려면 지성인 코스프레를 멈춰야하는데 이들의 삶에 그것 외에 그닥 큰 의미 있는 게 있을까. 사과하느니 죽는 거지.

왕따도 사실 알고보면 어떤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시작되는게 아니라 시작됐기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실 조국이나 이재명과 직접 악연이 있거나 하기 보다는 그냥 한 번 비웃어도 되는 대상으로 판단하고 비웃었는데 시작하고 나니 돌이킬 수가 없게 된 거라고 본다.

그냥 뇌피셜이지만 확 이해가 된다. 살면서 남들 조롱하는 게 취미이면서 사과는 절대 할 줄 모르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