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March 2025

사살계획은 김어준발 음모론일 거라고 주장한 최승호 사장의 근거는 ‘너무 황당한 얘기라 윤석열이 그런 계획을…

사살계획은 김어준발 음모론일 거라고 주장한 최승호 사장의 근거는 '너무 황당한 얘기라 윤석열이 그런 계획을 세웠을리 없으니까'…였다.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지면 민주당이 책임질거냐고, 왜 국회로 불러들이냐고 난리를…

이래저래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지만 내란 탄핵 정국에서는 참 해로운 역할을 하셨다. 한상진의 사문화된 사칙 적용 결정에는 뉴스타파 소속으로 있으면서 윤석열의 내란 시도에 계속 "에이 설마"를 연발하며 연막탄 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김어준 안티 중에 그 개인적 불호를 "음모론자라서. 해로운 존재니까."라는 명분을 찾아서 그걸 계속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따져보자. 어떤 해명되지 않는, 특히 정부가 연관돼 있고 사건을 덮으려드는 상황에 다양한 가능성과 가설이 제기되기 마련인데, 김어준이 그 중에 하나를 제시하니까 이 사람들이 불같이 들고 일어났었다. 왜 확인되지 않은 가설을 제시하느냐는 거다.

그럼 모두들 확인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만 말하라는 건가. 언론 보도는 전부 사실로 확인된 진실 뿐이라는 주장인가, 아니면 가설을 제시하는 건 언론인만의 특권이니 사이비 언론인 김어준이 하면 음모론이라는 건가. 제시한 가설이나 의견의 사실 여부를 결과론적으로 책임을 지라는 주장인가.

김어준 가설 중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 있으므로 음모론자라고 하려면 최승호는 김어준의 사살계획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사실로 판명됐으므로 윤석열의 내란 옹호자가 된다. 옹호하려던 건 물론 아닐테고, 그런 허술한 논리의 명분을 너무 오래 쥐고 있다보니 최사장도 상황의 경중을 따지지 못하고 그냥 하던대로 김어준이 뉴스에 뜨자 일단 불쑥 음모론 소리부터 한 것 아닌가 싶다. 혹시 나꼼수 뉴스공장에 대한 시기심이 들어간 거면… …. 더 딱하고.

시각차. 이분은 헌정 덕에 윤, 검찰, 문제적 사법부 등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를 비롯한…

시각차.

이분은 헌정 덕에 윤, 검찰, 문제적 사법부 등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를 비롯한 상당수는 저들을 지켜주고 있는 게 지금의 체제라고 느끼고 있어서 선거로도 탄핵으로도 헌재 위헌판결로도 해결이 안되는 체제라면 엎고 새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거고. 제도 뿐 아니라 그 속을 채우고 있는 인적 요소도 갈아야 하는데, 서로 보호하며 저항하는 중이라서 필요없이 힘들고 오래 걸린다. 기득권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풀 수 없을 땐 칼로 끊고 다시 시작하는 게 맞다.

이분의 입장도 이해되고 아마 국민 다수가 그렇게 느낄 것 같은데, 사실 “헌법은 수호해야한다, 왜? 헌법이니까” 수준 논리밖에 안된다. 더 정교한 논리와 주장을 듣고 싶다.

헌재가 재판관 임명 거부는 위헌이라고 판결을 해도 따르지 않는, 지금 이 헌정 체제를 거부하고 있는 게 저들이다. 이 거지같은 체제를 활용해 권력을 잡은 것도 모자라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아예 이 체제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체제는 건들면 안된다고? 도둑은 칼을 휘두르고 있고, 경찰도 도둑편에 선 상황이지만 폭력은 불의니까 우리는 주먹을 들어선 안돼? 4.19는 뭐였고 6.10은 뭐였지? 우리가 뭔가 합법적인 수단으로 독재자를 밀어냈던 건가? 다 민중봉기로 체제가 전복되고 정부의 권위가 무너지고 자신들이 처형되기 직전임을 느끼고 권력을 포기한 경우다. 12.12 때 내란이 일어나는 것 보다는 일단 병력을 철수하자는, 체제 안에서 해결하자는 안일함이 전두환 정권을 불러왔고. 4.19 때도, 6.10 때도 저들이 만약 우리가 체제까지 엎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면 절대 물러나지 않았다. 근데 지금 상황에 우리는 체제를 지켜야 해? 겨우 38년 유지된 체제에 뭘 그리 미련을 갖나. 마치 언제나 이 모습이었고 언제나 이 모습이어야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런 태도였으면 4.19도 6.10도 실패했다.

지금 저들은 분명 우리가 대한민국의 현 체제까지는 건들지 않을거라는 자신감으로 필요할 때만 체제 뒤에 숨어서 장난을 치고 있다. 우리가 뒤엎고 판을 새로 짜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다. 당장 용산으로 민중이 밀려들어가 자신들의 목을 따거나 하는, 법치가 중단되고 헌정이 중단되는 초법적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옛날 이승만 전두환 때와 달리 최근 민주당은 착하다는 믿음이 있다. 왜 그런 믿음을 주나?

검찰이 정권을 잡은 것도, 언론과 국힘의 연대를 통하긴 했지만 대한민국 체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자신들의 직무관련 권한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다. 그걸 허용하고 다 좋고 인정하는데 윤이 최종적으로 계엄이라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기 때문에 윤 탄핵을 외친 게 아니다. 이 따위 일을 허용하는 체제 자체를 탄핵하기 위해선 윤을 먼저 끌어내려야 했을 뿐이다. 계엄 한참 전부터 탄핵을 요구했다. 헌재가 시간 끌며 간보기를 하는 것도, 1심에서 이재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도, 다 이 체제 안에서 자신들이 가진 합법적 지위를 이용해서 하고 있다. 우리 얼굴 보면서. 실실 웃으면서. 난 이 체제를 규탄한다.

현 체제에서는 이 말도 안되는 윤석열 따위를 끌어내리는 것조차도 저들의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해서 이렇게 힘들고 다시 지들끼리 석방시키는 꼴을 봐야하고, 탄핵 인용도 저들의 결단만 기다리는 수 밖에 없고, 국힘이 아무리 나라를 거덜내고 민주당이 바로 집권해 아무리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어도 다시 국민이 국힘을 뽑게 되어있다. 지금 정권 교체가 이제 눈 앞까지 왔다고 또 그냥 넘어가면, 한 10년 뒤에 또 다시 현 체제의 헛점을 이용해 언론과 손잡고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며 제 2의 윤석열이 제 2의 이재명을 압수수사하면서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으면, 또 그래도 그 체제 안에서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할 건가.

그리고 법치와 헌정은 이미 윤석열이 검찰총장일 때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이미 깨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윤석열이 대선기간 동안 뻔한 거짓말을 해도 선거법 위반으로 걸리는 일도 없고, 마누라 수사를 피하겠다고 계엄을 하고, 헌재 판결을 권한대행이 무시해도 다들 "뭐지.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거다. 법치가 중단됐고 헌정이 중단된 상태라서 그렇다. 이미 농구경기는 중단됐고 상대팀은 몽둥이를 들고 우리를 때리고 있고 심판도 함께 우릴 때리고 있는데 우리팀에게 드리블 하지 않고 걸으면 트레블이라는 소리는 그만하자.

조세제도 개혁을 통해, 엄격한 세법적용을 통해, 재벌개혁을 통해, 다양한 개혁을 통해 부의 재분배를 유도해서 양극화를 해결 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아무리 해도 안될 땐 그냥 토지개혁처럼 한 번에 반창고 떼듯 해결하는 게 낫다. 사회개혁도 점진적 개혁에 실패하고 또 실패했으면 이제 인정하고 다른 좀 더 극단적인 시도라도 해야 한다. 미국이 최상위층 소득세 95%로 중산층을 만들었던 것처럼. 프랑스가 독일부역자들을 처형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단번에 해결하고 넘어갔던 것처럼. 남북전쟁 후 미국이 남부 주들을 식민지로 관리하며 재교육과 개혁부터 이루고 나서 다시 연방에 받아줬던 것처럼. 새 체제에서는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어떻게든 구 체제 안에서 구 체제를 통해 고치려하지 않고 초법적, 초헌법적 수단으로 단번에 해결하고 나서 새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렇게 해도 괜찮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지금 내란범들을 상대하고 있다. 내란. Insurrection. Civil war. 전쟁이 났었다는 말이다. 우리 지금 전후 처리를 논하고 있다. 전범들이 지금도 구석 구석 중요한 권력을 다 쥐고 있는 체제 하에서 전후 처리가 안된다면 그 체제를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 전쟁 원인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제 유지를 통한 안정은 불가능이다.

그리스에 있는 아토스산 수도원 공화국은 그리스 내에 존재하는 자치국이다. 8세기에 처음 기록에 등장할 때부터…

그리스에 있는 아토스산 수도원 공화국은 그리스 내에 존재하는 자치국이다. 8세기에 처음 기록에 등장할 때부터 수도원들이 있었다고 하며, 오늘까지도 20개의 수도원과 그 부속 공동체들만 존재한다. 바티칸이 로마제국의 보호를 받았던 것처럼 동로마제국의 보호 아래 성장한 아토스산 수도원 공동체는 이후로도 세르비아 제국 황제들, 러시아 등의 보호와 도움을 받았고 십자군 전쟁 때도 치열한 공방의 핵심에 있었다. 이슬람 제국인 오토만 제국 관할일 때에도 술탄의 보호를 받았다. 오토만 술탄들은 일부 수도원은 무슨 이유에서건 파괴되면 무조건 다시 지어주라는 포고문까지 내렸다. 이슬람 제국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영토 내 이도교들에 기독교 제국들에 비해 관대했다. 이곳 출입을 위해서는 그리스인도 허가\비자를 받아야한다. 동방정교회에서 특별한 지위를 가진 성지라서 동유럽, 러시아 수도사들이 많이 거주한다. 여기에 거주하는 수도사에게는 기본적으로 그리스 시민권이 인정된다. 여성이 금지돼 있어서 인간 여성 뿐 아니라 동물도 암컷은 금지돼 있다. 달걀 낳는 암탉들과 쥐잡는 고양이들만 남녀공학이 허용된다. 그리스 땅 안에 있지만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콘스탄티노플 세계 총대주교의 지휘를 따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미묘한 곳이다. 거기다 EU 안에 있지만 독자적 비자 발급이 가능하고 정교회 수도사들을 쉽게 받아주는 점을 이용해 러시아 등이 첩보원들을 많이 파견하고 돈세탁을 위해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는다.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정교회 편을 들어주자 러시아 정교회가 반발하면서 아토스산 수도원 공화국과도 대립 중이라 첩보 네트워크가 많이 망가졌다고 한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이야기한다. 그건 판사의 개인적 활동이나 성향을 놓고 판결 내용을 공격하는 건 잘못된…

판사는 판결문으로 이야기한다.

그건 판사의 개인적 활동이나 성향을 놓고 판결 내용을 공격하는 건 잘못된 일이지만 판결문은 두고두고 읽으며 그 판결과 판사를 욕해도 된다는 뜻이다.

—-

대한민국 판사들에게 있어서 양형기준이란 자신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권리, 그야말로 특권이다. 원래 너무 법문에 묶이지 말고 각 상황을 보고 판단하라는 재량권이지만, 한국에서는 판사가 일반적으로 선고하는 형량의 범위 안에서라면 그냥 판사 마음대로 휘둘러도 되는 칼을 의미한다. 설명하지 않고 편하게 휘둘러도 되는 권리말이다. 검찰의 특활비처럼. 어떤 기준으로 어디다 썼는지 절대 설명할 생각은 없지만 자신이 썼다는 사실 자체는 숨길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떳떳한 자신의 권리라고 느낀다.

어차피 이런 판결을 해도 책임지는 일이 없는 나라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피의자가 누구라도, 설사 성녀 테레사에게도 선고할 수 있는, 대한민국 판사의 권리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 신성한 권리를 활용해 나라가 가는 방향을 "옳은" 방향으로 틀어놓는 것은 애국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해도 결국 아무도 자신을 못 건드리는 나라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모든 제국은 세계정복을 꿈꾼다. 필리핀 정복으로 아시아에 거점을 마련한 스페인도 거기서 멈출 생각 따위는…

모든 제국은 세계정복을 꿈꾼다. 필리핀 정복으로 아시아에 거점을 마련한 스페인도 거기서 멈출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체를 정복할지 계획을 세웠다. 명나라를 정복하자는 계획을 처음 제안한 건 남미 정복자로 악명 높은 에르난 코르테스였다. 겨우 몇십명의 인원으로 중남미의 제국들을 무너뜨려본 경험이 있던 코르테스는 중국도 같은 방식으로 정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일본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나눠갖는다는 계획이었다. 현실에서는 중국은 그 규모가 차원이 달랐고 아시아에서도 스페인의 앙숙 포르투갈과 경쟁하느라 큰 팽창은 어려워서 곧 이 1588년 Empresa de China 계획은 폐기 됐다. 그러나 중국 정복이라는 화두를 포기하지 않은 일본은 1592년 가도입명(假道入明)이라는 우리에겐 황당하게 느껴졌던 명분으로 조선을 침략한다. 결국 명은 커녕 조선 침략에도 실패했으니 일찍 포기한 스페인이 똑똑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임진왜란 때 왜와 스페인 연합군을 상대로 싸울 뻔한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