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March 2025

“지식인인가? 그래, 그리고 절대 부정하지 마라. 지식인이란 자기 자신의 정신을 지켜보는 사람이다. 나는 이…

“지식인인가? 그래, 그리고 절대 부정하지 마라. 지식인이란 자기 자신의 정신을 지켜보는 사람이다. 나는 이것이 좋다. 나는 그 두 부분, 즉 지켜보는 자와 지켜보이는 자, 둘 다일 수 있어 행복하다. ‘둘을 하나로 합칠 수 있을까?’ 이것은 실천적인 문제다. 우리는 그것을 다뤄야 한다. ‘나는 지성을 경멸한다’라는 말은 곧 ‘나는 내 의심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이다.” ― 알베르 카뮈 ——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데 지식인이고 싶은 사람들 너무 많다. 근데 불행히도 지식인이려면 자기 객관화와 자기 의심은 기본이다.

예전에 인공지능 하면 엄청 복잡한 구조의 프로그래밍을 통해 구현될 걸로 생각했고, 그럴려면 먼저 뇌, 천연지…

예전에 인공지능 하면 엄청 복잡한 구조의 프로그래밍을 통해 구현될 걸로 생각했고, 그럴려면 먼저 뇌, 천연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완벽하게 파악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갈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신경망 접근 방식은 이미 옛날에 제안된 방식이지만 현실화를 위한 하드웨어/기술이 최근까지 없던 상황이고. 지금 실제 만들어지고 있는 인공지능에서는 바로 그 신경망 방식이 답이었다. 복잡한 논리보다 더 중요한 건 훨씬 단순한 계산을 아주 많이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생물이 지능을 갖게 되는 구조도 생각해보면 매순간 이뤄지는 수많은 선택을 더 잘하기 위해 논리 같은 복잡한 구조가 더해졌을 뿐 기본적으로는 먹는다 안 먹는다, 가만히 있는다 도망친다 같은 단순한 의식적 무의식적 결정을 많이 반복하는 게 기초였던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내리는 복잡한 생각과 결정들도 단순한 결정들로 분해해서 단순화하는 게 가능하다. 컴퓨터과학에서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도 그거다. 이것 외에도 인간의 뇌나 인간의 사고구조와 AI를 비교하는 게 꼭 정확한 비교가 아닐지 몰라도 AI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초기 이미지 생성 AI들이 만드는 이미지에 모든 건 어설프다. 얼핏보면 이상할게 없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자동차 같은데 아니고, 사람 같은데 아니고, 손가락 수가 제대로 만들어진 게 없고. 우린 이런 장면에 사실 익숙하다. 꿈을 꾸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꿈과의 비교가 가능한 건 이 뿐이 아니다. GPT등 LLM AI의 환각 작용도 아주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이 반쯤 잠에 취했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할만한 발언들인 거다. 멀쩡하고 똑똑한 소리를 하다가 중간에 이상한 소리가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지난 몇년간의 AI 의 개발/발전 과정은 의식이 없던 AI가 점점 깨어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초기에는 모든게 꿈같고 몽롱하다가 점점 생각이 뚜렷해지고 점점 환각 작용이 줄어들다가 진짜 AGI가 깨어나 의식을 찾는 것일까. 이미 생성하는 이미지들이 엉터리 그림이 아니라 진짜 현실과 구분 불가능한 걸 보면 90%는 깨어난 상황…?

일당독재국가 중국에도 야당들이 존재한다. 8개나 있고, 모두 49년 공화국 수립 선포 당시에 존재하던 사회주…

일당독재국가 중국에도 야당들이 존재한다. 8개나 있고, 모두 49년 공화국 수립 선포 당시에 존재하던 사회주의 계열이자 중국공산당의 지휘를 받는 정당들이 지금까지 형식적으로나마 살아남았다. 공식적으로는 자유로운 정당활동이 가능하지만 지역에서 중국공산당 활동 지원 수준을 넘지 않는다. 세력 확장, 혹은 전국단위 행사 등은 중앙정부에서 미리 차단해 절대 할 수 없다. 어차피 독립된 당들이 아니고 공산당의 부속기관들로 봐야한다. 거기도 똑같이 시진핑 말씀 공부하기 모임 같은 거 하느라 바쁘다. 다들 공산당 당원증을 가지려 노력하는데 저 이름만 존재하는 야당 소속이 되는 사람들은 그럼 뭔가… 그 사람들에게도 일정부분 정상적인 경력 쌓기가 허용되고 정부 요직에 가끔 기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치공당中国致公党 주석 완강万钢이 과학기술부 장관에 임명됐던 일이다. 그냥 구색갖추기 임명이 아니라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동안 장수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사실상 합자회사 조립공장 수준의, 아무것도 없던 중국 자동차 업계를 오늘날 전세계에서 팔리는 EV 3대 중 2대가 중국 회사 제품이 되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그냥 운좋게 임기와 시기가 맞아 얻어걸린 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업계를 이렇게해서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는 논문을 2000년도에 발표하고 장관이 돼서 실제로 정책과 업계를 지휘해 이걸 현실로 이뤄버린, 문무(?)를 겸비한 엄청난 인물이다. 원래 독일 유학 후 아우디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역시 20세기 초 독일인들이 세운 대학교 통지대학 총장을 했고 총장에서 바로 장관이 됐다. —- 중국국민당 혁명위원회 中国国民党革命委员会. 1948년 창당. 41석. 구 국민당 계열 및 대만 관련 인사들이 주축. 중국민주동맹 中国民主同盟. 1941년 창당. 56석. 2차대전 중 일본 침략에 대항한 교육·문화 및 과학 기술 분야의 지식인들이 설립한 당. 지금도 고등교육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주류. 중국민주건국회 中国民主建国会. 1945년 창당. 44석. 사업가와 기업가들이 중심. 중국민주촉진회 中国民主促进会. 1945년 창당. 58석. 교육, 문화, 출판계 고급 지식인 주축으로 창당. 지금도 교육 출판계 위주. 중국농공민주당 中国农工民主党. 1930년 창당. 60석. 보건 의료 분야 지식인들 위주. 원래 국공내전 때 국민당 내부에서 개혁 세력이 떨어져 나와 창당. 중국치공당 中国致公党. 1925년 창당. 39석. 해외 화교 출신과 그 연고자들 주축. 샌 프란시스코에서 창당. 구삼학사 九三学社. 1945년 창당. 56석. 과학, 기술, 고등교육 쪽 지식인들 위주의 정당. 항일전쟁 승전일 1945년 9월 3일에서 따온 당명. 타이완 민주자치동맹 台湾民主自治同盟. 1947년 창당. 14석. 대만계 출신 본토 거주자들 정당. 공화국 건립 선포 전후 본토에 남은 대만성 출신들이 창당했고 이후로도 대만 관련 이슈를 주로 다룸. —- 대한민국에도 이북5도위원회가 있어서 평안북도, 평안남도, 황해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도지사도 있다. 정무직 차관급이다. 국회에도 조명철, 태영호, 지성호, 박충권 등 탈북자 쿼타가… ….

최근 25년간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자신감이 생긴 폴란드가 동유럽 맹주가 되고 싶어한다. 군비증액과 무기구입도…

최근 25년간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자신감이 생긴 폴란드가 동유럽 맹주가 되고 싶어한다. 군비증액과 무기구입도 꾸준히 해왔고 특히 최근 몇년 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금을 사 모으는 중이다. 원래 중앙은행들은 위험분산을 위해 금을 활용하지만 폴란드는 당장 세상 망할 것 같이 사모으고 있다. 전쟁 준비로 보는 게 맞다. 유럽에 큰 전쟁이 나면 폴란드는 원하든 원치않든 나라가 몇조각 나서 주변 국가들에게 먹히는 패턴이 있다. 이번엔 어떻게든 상황을 자신들이 좌우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2013년 [그녀 Her], 2019년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03년 [사랑도 통…

2013년 [그녀 Her], 2019년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03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1994년 [트루 라이즈 True Lies] 등 영화의 공통점은 감독이 막 이혼했거나 이혼 중에 찍은 영화들이라는 점이다. 그 중 그녀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아예 스파이크 존스와 소피아 코폴라 감독 자신들의 결혼생활/이혼을 연상시키는 영화들이라 더 흥미로운데, 그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는 게 1999년 [잔 다르크 The Messenger]다. 감독 뤽 베송과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1997년 [제5원소 The Fifth Element]로 만나 2년간 결혼 생활을 했으나 이혼하며/이혼 직후에 찍은 영화가 잔 다르크다. 분명 흥미로운 주제였고, 이런 방식의 접근이 이뤄진 적 없던 캐릭터였으며, 한참 핫하던 요보비치가 주연해서 기대작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결과물은 어수선하고 들떠있었다. 헤어진 부인의 모습만 보며 영상을 만들어야 했던 베송은 자꾸 요보비치를 예측불가하고 미친 모습으로 그렸다. 요보비치 본인은 더 섬세한 테이크도 여러번 연기해서 더 깊은 인물을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편집실에서 선택된 장면들에 나오는 요보비치는 날카롭고 거칠고 광기어렸다. 이혼남 베송이 전처 요보비치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를 탐사하는 목적으로는 흥미로운 영화지만 잔 다르크는 그냥 불행한 환자가 됐다. P.S. 네 번째로 흥미로운 이혼 영화(?)는 쥬라기 공원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 소설에서는 영웅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변호사 도날드 제나로 캐릭터가 영화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을 희생하고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티렉스에게 가장 굴욕적인 모습으로 잡혀먹는 캐릭터가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혼 후 이혼 변호사들을 씹어먹고 싶던 시절에 찍은 영화라 그렇다는 설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