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July 2025

사이버 전사 10만 양병설, 한국형 NVIDIA, 소버린 AI. 국가가 앞장서겠다는 이런 선언은 이제 너무…

사이버 전사 10만 양병설, 한국형 NVIDIA, 소버린 AI. 국가가 앞장서겠다는 이런 선언은 이제 너무 익숙하다. 말은 많은데, 실제로 되는 걸 본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국가 주도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공시킨 사례도 분명히 있다.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인구 천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사이버보안과 AI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비결은 단순하다. 군대가 인재를 직접 선발하고, 직접 훈련시키고, 직접 실전에 투입한다.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 문제 해결 경험, 동료들과의 네트워크는 그대로 창업의 밑거름이 된다. 유명한 유닛이 바로 Unit 8200이다. 이 부대 출신들은 전역과 동시에 세계적인 스타트업을 차린다. 사이버보안 회사 Check Point, 클라우드 보안 유니콘 Wiz, IPO한 SentinelOne 같은 회사들이 전부 여기 출신이다. 이스라엘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MAMRAM이라는 군내 IT교육기관은 수백 명의 병사들에게 최첨단 SW개발 훈련을 시킨다. Talpiot 같은 프로그램은 아예 대학-군-국가R&D를 연계해 엘리트 과학자를 키운다. 이들은 군복무 중 논문을 쓰고 실험을 하고 기술을 만든다. 그 기술이 바로 민간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된다. 국가도 이런 흐름을 제도적으로 받쳐준다. Israel Innovation Authority는 민간 VC와 공동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실패해도 용서받는 시스템이다. 또 군 기술의 민간 이전을 적극 장려한다. DDR&D라는 조직이 전쟁용 기술을 민간에 ‘그린 패스’로 바로 넘긴다. 심지어 코로나 대응용 자율주행 로봇, 드론, 레이저기술까지 여기서 나왔다. 이재명 정부도 이걸 못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한국은 인구, 인프라, 교육 수준, 제조 능력까지 감안하면 훨씬 유리하다. 문제는 철학과 실행력이다. 말이 아니라 구조를 만드는 거다. ‘기술 하는 군대’를 만들고, 전역자를 중심으로 창업-투자 생태계를 묶어주고, 방산과 민간을 이분법이 아닌 선순환 구조로 엮는 것. 군이 아니더라도 관 주도 연구조직 만들기. 이미 쓰고 있는 예산으로 다른 결과 만들기, 이재명 정부의 추진력이면 가능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대 그리스 민주정은 길게 잡아도 200년 정도 지속됐고 완성된 형태로는 사실 100년도 안…

우리가 생각하는 고대 그리스 민주정은 길게 잡아도 200년 정도 지속됐고 완성된 형태로는 사실 100년도 안갔다. 그리스는 수천년 역사 중 100년도 안되는 민주정 기간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은 셈이다. 오늘날 다시 민주주의가 나타난 게 영국 명예혁명부터 보면 350년도 안됐고 유력한 체제가 된건 20세기 들어서, 완전히 국제적 대세가 된건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다. 계속 변화하는 유권자에게 정체성과 안정성을 전적으로 의존해야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트럼프 등장 전후해서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게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 지금이 사실 30년 정도 지속되는 전세계적 민주주의 대세의 독특한 기간이다.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천년만년 지속되어오고 앞으로도 그럴 가치관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리스는 알렉산더 대왕 때—사실 당시 아테네 같은 민주정 폴리스 사람들 입장에선, 같은 그리스계 언어를 쓰더…

그리스는 알렉산더 대왕 때—사실 당시 아테네 같은 민주정 폴리스 사람들 입장에선, 같은 그리스계 언어를 쓰더라도 북쪽 마케도니아 왕국 출신인 알렉산더는 야만인이었지만—그래도 어쨌든 "자기들"이 "세계를 정복했다"는 의식은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서쪽에서 떠오른 로마가 자신들까지 정복해버린다. 그렇게 해서 그리스인들은 이후 거의 1500년 동안 로마 제국의 시민으로 살게 된다. 심지어 제국의 공용어는 천년 넘게 그리스어였다. 복잡하다. 그리고 15세기,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며 로마 제국이 최종적으로 무너지자 그리스인들은 곧바로 오스만 제국의 신민이 된다. 지금 우리가 아는 튀르키예/터키 제국의 시작이다. 그런데 아나톨리아, 즉 지금의 튀르키예 땅에 튀르크계 유목민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건 11세기부터다. 그리스인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은 아나톨리아까지 아우르던 고대 그리스계 로마인이고 그 지역의 진짜 토박이인데, 불과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중앙아시아에 있던 이방인들이 들어와 자신들을 정복하고 주인이 된 셈이다. 그 후 20세기가 될 때까지 독립하지 못한 채, 긴 시간 동안 오스만 제국 체제 속에서 점점 튀르키예 사회와 뒤섞여 살게 된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독립전쟁을 통해 독립한 뒤, 1923년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천년 넘게 한 땅에서 살아온 서로의 주민들을 강제로 교환하며 민족국가를 재정의하는 극단적인 작업을 단행했다. 그리스계 무슬림은 튀르키예로, 튀르키예계 정교도는 그리스로. 이미 섞인 유전자를 가를 수가 없으니 종교로 구분했다. 천년 간 한 나라로 지내던 걸 두 민족으로 강제로 갈라놨으니, 튀르크계가 11세기에야 그 지역으로 이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유전적으로 굉장히 가깝다. 사실 오늘날 튀르키예인들은 중앙아시아계 유전자를 15% 정도 밖에 갖고 있지 않다. 사실상 그리스인들이다. 참고로 튀르크는 혈통보다 문화의 전파력이 막강하다. 튀르크계가 중앙아시아, 중동, 동유럽, 인도를 다 정복해 돌궐제국, 셀주크제국, 호라즘제국, 오스만 제국, 무굴 제국, 킵차크한국 등을 세웠다. 소수가 다수 현지인들을 지배하며 일부 동화되지만 그들이 세운 나라들의 정체성은 항상 튀르크였다. 절대 다수 현지인이 소수 지배자의 민족 정체성에 동화된다. 정말 강한 문화다. 그래서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기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은 지금도 언어가 어느 정도 소통이 된다. 유전적으로 다양하지만 다 튀르크계다.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이 자꾸 이 나라들 다시 연합해 튀르크 제국 만들자고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그리스 땅에 사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중앙아시아 튀르크 유전자를 1-5% 정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도 차이다. 과장을 좀 섞으면 지금 한국인들을 고구려계, 백제계, 신라계로 나눈 다음, 출신 성분에 따라 강제로 분리해 다시 삼국시대를 시작한 꼴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진심으로 서로의 땅을 역사적으로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땅이라고 여긴다. 36년간 결합했다가 떨어진 한국과 일본보다 훨씬 더 심하게 서로의 영토에 집착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찬란하고 위대한 고대 그리스와 오늘날의 현대 그리스는 같은 뿌리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그 사이에는 완전히 다른 문명과 정체성의 궤적이 있다. 완전한 유전적 단절은 없었지만, 단순한 연속도 아니다.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피라미드를 쌓고 파라오를 섬기던 고대 이집트인은 자신들이 신과 인간 사이의 백성이라 믿었다. 나일강의 질서 속에서 신정체제를 이룬 강력한 자부심은 수천 년 이어졌지만, 기원전부터 이민족의 지배가 이어지면서 점점 무너진다.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오스만 튀르크—이름은 계속 바뀌지만 이집트인은 언제나 지배당하는 쪽이었다. 찬란한 역사를 가진 고대 이집트가 끝나고 기원전 525년에 페르시아 제국에 복속 당했다. 2백년 뒤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했다. 이때 시작된 그리스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겉으론 파라오처럼 군림했지만 실제로는 그리스어를 쓰며 이집트를 통치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이 그리스계 이집트 왕조의 마지막 왕이다. 로마는 이집트를 곡물 창고로 여기며 속주로 삼았다. 이집트인들은 스스로의 땅에서 권력을 잃고, 행정과 언어와 종교에서 점점 변방이 된다. 4세기부터 기독교가 들어와 콥트교가 확산되었고, 7세기엔 무슬림 아랍 제국이 침입해 이집트는 이슬람 세계의 일부가 된다. 아랍어가 언어가 되고, 이슬람이 다수가 되면서 이집트인의 정체성은 복잡해진다. 고대 이집트인의 후손이라는 민족적 자각, 아랍 세계의 구성원이라는 언어·문화적 소속감, 무슬림으로서의 종교적 정체성까지 겹쳐졌다. 근대에 들어 프랑스, 영국의 식민 통치를 거치면서 이집트는 다시금 "우리는 누구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고대 문명의 후손이자 이슬람 문명의 일원이고, 또 독립된 근대 민족국가를 꿈꾸는 존재로서 이집트인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다시 구성한다. 나세르 시대를 거치며 민족주의와 아랍주의가 엇갈렸고, 지금도 이집트인은 세 가지 자아를 동시에 갖고 산다. 고대 이집트의 후손, 아랍 무슬림, 그리고 근대 민족국가의 시민. 겉보기엔 하나지만, 속엔 오래된 문명과 제국과 종교가 겹겹이 살아 있는 복잡한 곳. 이게 유럽의 정신적 뿌리 그리스와 이집트다. 주로 한반도에서 우리끼리 살아온 우리가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

로마 공화정은 기원전 509년부터 기원전 27년까지, 로마 제국은 기원전 27년부터 1453년까지 이어졌다….

로마 공화정은 기원전 509년부터 기원전 27년까지, 로마 제국은 기원전 27년부터 1453년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1453년이면 중세 말기다. 세종대왕이 막 승하했을 때다. 그럼 로마 제국이 중세 국가였단 얘기인가? 2천 년 넘게 지속된? 보통은 서기 476년 서로마가 망하고 로마 제국도 끝났다고 배운다. 우리 쪽에서는 고구려가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으로 최대 전성기를 누릴 때다. 그때부터 유럽은 중세에 들어가고, 르네상스가 오기 전까지 암흑기에 빠졌다고들 한다. 그런데 동쪽에선 로마 제국이 멀쩡히 살아 있었다. 수도는 콘스탄티노플, 지금의 이스탄불. 황제도 있었고, 행정도 돌아갔고, 정교회라는 국교도 있었다. 작은 나라도 아니고 진짜 자주 로마제국 전성기 시절도 넘볼만한 세력으로 서로마의 멸망 이후에도 천 년 가까이 이어진 이 나라가 우리가 말하는 비잔틴 제국이다. 그럼 로마 제국은 광개토대왕 때 망한 나라인가, 세종대왕 때 망한 나라인가? 천년의 간극이 너무 크다. 그런데 왜 비잔틴이란 다른 이름으로 불릴까? 당시 그 지역 공용어는 그리스어였고, 그 제국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Βασιλεία τῶν Ῥωμαίων 바사일레아 톤 로메온 '로마 제국'이라 불렀다. 황제도 '로마인의 황제'였다. 당시 그 제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로마이 Ῥωμαῖοι 로마 사람이라고 불렀다. 주변 국가에서도 그 나라를 임페리움 로마눔, 로마 제국이라고 불렀다. 스스로 비잔틴제국이나 "동쪽의" 로마제국이라고 부르거나 생각한 적 없다. 그런데 서유럽 역사가들은 이걸 '동로마', '비잔틴' 따로 떼어 부르며 진짜 로마에서 분리된 것처럼 만든다. 말하자면 '로마의 후계자' 타이틀을 서쪽이 차지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기것해야 독일인 나라를 신성로마제국이라고 부르며 제국 놀이를 했던 거고. 로마 제국이 물러가고 그 자리에서 이런 저런 나라를 세우고 있는 게르만족 야만인들인 자신들이 문명을 재건했다고 말하려면 로마는 먼저 망해야 했고, 그러려면 동쪽에 살아 있는 로마는 로마가 아니어야 했다. 1000년 이상 분열되다보니 서유럽 카톨릭 신자들에게는 정교회의 복장과 의식도 생소해보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남"이 되기로 작정한 거다. 게다가… 이런 "로마의 후계자 유럽"이라는 정체성과 역사 개념이 정립됐을 때 그 땅은 오스만 제국 땅이었다. 서유럽에게는 무서운 무슬림국가. 향신료 먹고 싶은데 인도와의 무역을 가로막고 있어서 유럽이 지구 반대 쪽으로 돌아가다 미 대륙을 발견하게 만든 막강한 제국. 강역도 "비잔틴 제국"과 비슷하거나 더 크고 심지어 콘스탄티노플 점령으로 오스만 황제들이 로마 황제 타이틀도 공식적으로 가져가 버렸다. 자칫 오스만 제국에 역사적 적통 자리를 넘겨줄 수도 있어서 그 땅의 로마 제국 역사를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사실 동쪽의 로마 제국이 영토도 쪼그라들고 망하기 직전이던 1400년대 들어서는 서유럽 국가들이 이 작은 나라 사람들을 로마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리스인이라고 '낮춰'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서유럽의 왕국들이 동쪽의 로마제국과 단절하고 1000년간 서로 모른 척하고 지냈나? 아니다. 심지어 신성로마제국 황제들도 콘스탄티노플의 인가를 원했고 받았다. 십자군 전쟁도 콘스탄티노플이 요청해서 시작됐다. 그냥 정상적인 이웃국가들이었다. 거의 순수하게 역사가들의 장난으로 로마제국이 476년부터 역사서에서 사라졌다. 결국 로마 제국은 476년에 끝난 게 아니라 1453년까지 계속됐다. 언어는 라틴어에서 그리스어로 바뀌고, 종교도 정교회로 발전했고, 행정체계도 조금씩 달라졌지만 핵심은 그대로였다. 법, 황제 중심 통치, 제국의 정체성. 로마가 진화한 거지, 사라진 게 아니다. 심지어 서유럽이 중세 암흑기를 겪는 동안 동쪽에서는 번성하며 로마 제국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지켜냈다. 사실 동쪽에 로마 제국이 멀쩡하게 번성하고 있었는데 서쪽이 좀 바보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고 중세 전체를 암흑기라고 부르는 건 발해가 멀쩡히 있는데 그 시절을 통일신라 시대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제 남북국 시대라고 부른다. 굳이 '동로마'니 '비잔틴'이니 이름을 바꿔 부를 필요도 없다. 그냥 로마 제국은 중세까지, 거의 1500년 가까이, 공화정부터 시작하면 2000년 넘게 존속했다. 이게 더 단순하고 정확하다. 사진은 116년 "서로마 제국"의 최대 강역 vs 564년 "동로마 제국"의 최대 강역

강 장관이건 누구건, 사실 속으로는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도 응원했다가 낙마하거나 진짜 비리가 나…

강 장관이건 누구건, 사실 속으로는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도 응원했다가 낙마하거나 진짜 비리가 나올까봐 “아 이건 힘들겠다”라고 치려고 준비하고 청문회 보던 분들.

세상엔 의리라는 게 있는데, 이게 그냥 불합리한 정파성, 집단 이기주의 이런 게 아닙니다. 의리가 있는 조직들이 더 자주 성공하기 때문에 의리라는 게 인기 있는 겁니다.

이재명이 임명한 인사 응원하고 지지했다가 잘못이 확인되면 그때가서 비난해도 전혀 늦지않습니다. 그보다 며칠 더 빨리 비난을 시작한다고 국힘이나 조중동에서 박수쳐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라면 자격도 되고 일도 잘 할 것 같다. 그래도 지지했다가 같이 욕먹는 일 생기면 어떻게 해’라는 생각이면 비결을 알려드릴께요.

그냥 잠시 같이 욕 먹으면 됩니다. 안 죽어요.

왜 강장관은 급한일 있어서 보좌관한테 부탁 한 번 한 게 죄가 되고 보좌관은 저렇게 계속 진상부려도 괜찮은…

왜 강장관은 급한일 있어서 보좌관한테 부탁 한 번 한 게 죄가 되고 보좌관은 저렇게 계속 진상부려도 괜찮은 거지?

언론 개혁을 앞둔 언론은 그냥 이재명 인사 하나라도 낙마시켜 예봉을 꺾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여성단체들은 어떻게든 양성평등은 막아야 지원 예산을 지키니까. 보좌관들은 현역 하나라도 추락시켜야 그 틈으로 국회 입성할 기회가 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