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동양식 “성 + 이름”이나 서구식 “이름 성” 이름 체계가 생각보다 보편적이지 않다. 인도네시아, 버…
사실 동양식 "성 + 이름"이나 서구식 "이름 성" 이름 체계가 생각보다 보편적이지 않다. 인도네시아, 버마, 티베트는 아직 성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태국은 성씨가 생긴지 약 110년 밖에 안됐다. 1913년 처음으로 의무화 됐고, 그 전까지는 이름 + 별명으로 구분했다. 라마 6세가 서구식 국가 체제를 도입하면서 식별 수단으로 성씨 제도를 법제화했다. 각 가문이 서로 다른 성씨를 사용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에 수만개의 굉장히 많은 성씨가 생겨났다. 구성은 "민호 김" 이런 식인데, 별명 문화가 있다. 태어날 때 짧고 기억하기 쉬운 별명을 부여받는다. 콜라, 아이스같은 짧은 영어 단어 이름도 많이 쓴다. 본명은 너무 길어서 일상에서 잘 안 쓴다. 개명이 법적으로 쉽고 흔하다. 운세에 안맞는다는 견해를 들으면 개명한다. 이름을 바꾸는 게 액막이 의미가 있고, 평균 평생 2-3번 바꾼다고 한다. 본명은 가족만 알고 남들에게는 별명만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서 개명해도 모른다. 몽골 이름은 "철수의 아들 민호" 이런 식이라 가문의 고정된 성씨가 대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아이슬란드도 "민호 철수son" 혹은 딸이면 "민희 철수dottir" 하는 식으로 성으로는 아버지 이름만 알 수 있다. 남인도는 "김 민호" 북인도는 "민호 김"으로 쓴다. 러시아는 "민호 철수vich 김" 이런 식으로 자신 이름, 아버지 이름 표기, 다음에 성씨를 붙인다. 고정된 성씨가 이어진다.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는 "민호 김(아버지 성) 정(어머니 성)" 패턴을 따른다. 포르투갈, 브라질, 필리핀은 "민호 정 김" 패턴을 따른다. 필리핀은 포르투갈 방식을 따르려고 따른 건 아니고 이름 중간이름 성씨 패턴을 자유롭게 쓰다가 미국령이 되면서 표준화하는 과정에 중간이름으로 어머니 성을 넣는 풍습이 생겼다. —- 한반도에서 성씨를 쓰기 시작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나타난다. 4세기 고구려 소수림왕 때부터 귀족 집단이 성을 가졌다고 기록된다. 고려때 중국식 제도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조선 시대에 점점 확대되다가 1894년 갑오개혁 때 신분제가 폐지되면서 전국민이 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일제시대 때 호적 제도가 도입되면서 성이 없는 사람은 새로 만들거나 주변인 성씨를 받아 등록했다. 일본도 5세기 무렵 야마토 왕권 때 씨족(氏族)과 관위(官位) 제도를 정비하면서 성씨를 쓰기 시작했다. 이때는 아직 성이라기 보다 귀족 지위를 나타내는 칭호였다. 11세기 헤이안 시대에 무사집단이 성씨를 쓰기 시작했다. 19세기 에도 막부가 끝날 때까지 인구의 90%였던 평민은 성씨 사용이 금지됐다. 대부분 농민은 이름 + 촌락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1870년 메이지 유신 이후 성씨 사용이 의무화 됐고 제한없이 각자 작명해서 신고하도록 했기 때문에 지명, 직업, 자연물 등을 따서 성씨로 삼았다. 같은 동네에서도 다른 집안끼리 서로 다른 성씨를 쓰려는 경향이 있어서 30만종의 성씨가 생겼다. 지금도 20만종의 성씨가 남아있다. 중국은 전설시대부터 춘추전국 시대까지 성은 모계 혈통을, 씨는 후대에 가문에서 분파된 집단을 나타내는 표기로 사용됐었다. 한나라 시절에 지금같은 성씨 개념이 생겼지만 아직 사용이 보편화 되지는 않았다. 대부분 이름만 있었고 성은 없었다. 수당 시절에 다수가 성씨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10-12세기 송원시대에 사실상 전국민이 성씨를 사용했다. —- 한국은 본관(本貫), 파(派), 돌림자(行列字) 등으로 더 세분화된 가문 구분을 하는데, 사실 중국에서 온 풍습이다. 돌림자도 송대에 생긴 전통이었다. 족보(族譜)를 편찬하는 풍습도 마찬가지로 송대에 생겨났다. 문화대혁명때 족보 등이 없어졌다가 1980년 개혁개방 이후 다시 쓰기 시작한 집안들도 있다. 한국에서 돌림자 사용 방식도 위치를 고정해 매번 앞자가 같거나 매번 뒷자가 같은 경우가 있고, 세대마다 돌림자의 위치를 바꿔 쓰는 방식이 있다. 돌림자 한자의 부수(部首)를 음양오행에 맞춰 항렬자로 돌려 쓰는 방식이 가장 널리 쓰인다. 일부 가문에서는 시나 문구를 미리 정해놓고 각 글자를 세대별 항렬자로 쓴다. 중국은 돌림자를 쓰는 경우 가훈(家訓)이나 가시(家詩)를 세대마다 한 글자 씩 돌려 쓴다. 대부분 앞자에 쓰고 뒷자를 자유롭게 붙인다. 덕목이나 자연요소를 사용해서 德, 孝, 忠, 義, 山, 江, 松, 海, 같은 돌림자가 많다. 한국도 비슷하다. 중국은 부수를 활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역시 한국보다 돌림자를 지키는 집안 비율은 매우 낮다. 일본은 사실 본적, 파, 돌림자 풍습이 없다. 족보를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의 몇대째 후손인지 확인할 길은 거의 없다. 단지 각 지역의 사찰이나 신사가 신도 명부에 기록해놓는 경우가 있어서 수백년 전 조상의 장례 기록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명문가는 족보를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도쿠가와(德川), 아시카가(足利) 가문 후손들은 아직도 족보를 관리한다. 옛날에도 상급 무사 계급은 족보를 기록했지만 하위 무사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한다. 베트남도 본적, 파, 돌림자, 족보가 있었으나 프랑스 식민지, 사회주의 혁명을 거치며 전통이 거의 다 단절됐다. 사실 유럽 대부분은 로마시절에 이미 "민호 김(씨족) 김해(분파)" 체계가 보편화됐지만 서로마 제국 멸망 뒤 게르만 족 세계가 되면서 성씨가 사라졌었다. 다시 중세 10-12세기에 봉건사회가 생겨나면서 성씨가 다시 필요해졌고 18세기 전까지 점차 보편화됐다. 귀족은 족보를 기록했고 일반인은 교회에 세례부 기록을 마을 족보처럼 기록으로 활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