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변색 및 균열

80년대 애플 맥 등 클래식 전자제품 수집은 사실 쉽지 않다. 30-40년 된 전자제품에 특히 ABS 소재로 만든 플라스틱에 부타디엔 합성고무 성분의 산화 때문이다. 자외선, 열, 공기 중 산소 때문에 고무 성분이 산화되며 내부 결합이 약화돼 플라스틱이 딱딱해지다가 바삭바삭해지며 조각난다.
화학적 구조가 봉괴되는 거라 고칠 방법도 거의 없다. 자외선을 피해 상자에 보관한 경우 산화 속도가 감소해 변화가 느려지긴 한다. 아세톤으로 균열 부분을 재용해해 살짝 붙여주는 방법이 있고, 안쪽에서 에폭시로 보강하는 방법이 있지만 미관상 좋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3D 프린팅으로 새로 부품을 만들어 복원하기 시작한다.
색이 노랗게 변하는 것도 ABS의 특성이다. 이건 플라스틱이 잘 타지 않게 방지해주는 성분인 브롬계 난연제의 산화 때문이다. 과산화수소 + 자외선 조합으로 표면 산화층만 밝게 만들어 일부 복원 가능하다. 반복하면 강도가 약해지며 수명은 더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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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2010년대 초 제품 중에 리모콘, 손잡이 부품에 가짜 고무 부분이 끈적거리기 시작하는 게 많다. PVC 폴리염화비닐 소프트 터치 코팅 때문이다. PVC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주는 가소제 plasticizer가 표면으로 배어나오는 현상이다. TPU 열가소성 우레탄 제품이 분해되며 끈적거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알코홀로 문질러 벗겨내는 방법이 있다. 색과 촉감은 달라지지만 끈적이는 부분은 다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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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10년대 이후는 ABS의 가공성과 PC 폴리카보네이트의 강도와 내열성을 합친 PC/ABS 합성제품을 많이 쓴다. 충격에도 더 강하고 변색과 균열이 적어 노트북, 티비, 프린터 등 외장에 많이 쓰인다.
투명도, 내열성이 더 좋아서 DSLR, 일부 스마트폰 등 고급 제품 외장에는 PC 단일재가 들어가기도 한다. 긁힘에 약해서 코팅이 들어간다.
자동차 외장, 실외 제품 등에는 UV 안정성이 높은 ASA 라는 소재도 많이 쓰인다. 전원 어댑터처럼 고온과 내화학성이 필요할 경우 PBT/PC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 폴리카보네이트 블렌드를 쓰기도 한다.
특히 노트북 등 외장 플라스틱 변색과 균열 문제가 대두되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 케이스로 전환한 경우가 많다. 몇십년 뒤에라도 자기네 회사 로고가 달린 제품이 색이 변하고 부숴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느니 금속으로 돼 폐기될 때까지 멀쩡한 제품의 광고 가치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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