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정보를 구분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습득한 지식과 그렇지 못한 지식으로 나누는 방법이 있다. 이미 내재화한 정보도 있지만, 특히 습득하지 못했지만 조금 노력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꽤 넓다. 이건 이미 사놨지만 읽지 못한 책일 수도 있고, 전공분야라 아직 상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조금 읽어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 등을 포함한다.
사실 예전에는 시간과 체력이 장벽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공부할 때는 내가 원하는 40%의 정보를 얻기 위해 꽤 많은 양을 읽어야 했다. 어디부터 봐야 할지, 이게 맞는 방향인지, 이미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이 아닌 이상 불필요한 60%를 건너뛰는 방법이 없었다.
근데 LLM이 나오고나서 여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완전히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게 너무 쉬워져서 “금방 접근 가능한 정보”의 영역이 갑자기 거의 무한대가 돼 버렸다. [매트릭스]에서 아직 머리에 주입은 안했지만 언제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수천만가지 기술과 정보와 비슷한 느낌이다.
특히 반쯤 이해한 내용을 제대로 학습하는데에는 시간이 거의 안걸린다. AI에 먼저 내가 이해한 내용을 설명하고 확인을 요청하면 어디가 맞았고 어디가 틀렸는지 지적해준다. 나한테는 이것보다 더 빠른 학습 방식이 없다. 게다가 후속 질문도 정확하게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만 질문하면 된다.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웬만한 분야면 40% 정도는 이해한 상태가 되는 건 이제 너무 쉬워졌다.
솔직히 지난 2년 동안 공부하고 열심히 글쓴 내용이 그 전 15년 동안 공부한 내용보다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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