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07년에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BBK 수사를 직접 관리해 검찰의 이명박 면죄를 막았더라면 어땠을…
2006-2007년에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BBK 수사를 직접 관리해 검찰의 이명박 면죄를 막았더라면 어땠을까.
먼저 대통령이 정당한 수사를 막거나 무고한 사람을 검찰을 동원해 괴롭히는 게 아니라 당시 나온 증거만으로도 유죄가 확실한 사건이 묻히는 걸 막는 거니 정당성의 문제는 없다. 충분히 해도 되는 일, 어쩌면 했어야 하는 일인데 안했다.
이명박 박근혜 9년을 막았을 수 있다. 국정원 댓글작업 팀도 없었을 거고, 종편도 없었을 거고, 검찰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치활동하는 것도 막았을 수 있고, 문재인 정권 동안 이룬 업적은 10년 일찍 성취될 수 있었을 거다. 이명박이 노후선박 운행을 허가하는 일이 없었을 테니 단원고 262명이 진도 앞바다에 수장되지 않았을 거다. 박근혜가 감옥에 갈 일도 없었을 거고, 문재인은 정치에 입문하지 않아도 됐을 거고, 아마도 박원순, 조국, 이재명, 노회찬 등이 지난 세 번의 대선과 이번 대선에서 경쟁하고 승리했을 것 같다. 최순실, 김건희 같은 무녀들이 대권에 가까워지는 일도 없었을 거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젊은) 원로로서 민주진영의 정신적 지주로 활동 중이었을 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모든 걸 직접 보고 겪었는데 다시 검찰을 방치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몇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먼저 대통령의 직무를 매우 한정적으로 규정해 정부 산하 기관들에 100% 자율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이 있을 거다. 특히 검찰 독립은 민주진영에서 수십년 째 추구하던 이상이니 이게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음은 검찰, 언론, 야당, 사법부의 총 공격에도 이재명이 이길 걸로 판단하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이재명이 이기는 상황으로 보고 있어서 이것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두가지 불안한 가능성이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수년 째 그로기 상태일 가능성이 첫번째다. 외교, 대북 업무 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움직이는 모습을 본지 정말 오래 됐다. 특히 정치의 영역에 있는 일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란 공무원이기만 한게 아니라 정치인이며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국정 운영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방치해온 것으로 보인다. 원래도 국민의 부름을 여러차례 거부하며 정치입문을 꺼렸던 사람이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두번째는 문재인 대통령 개인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보수적 성향일 가능성이다. 대통령 이전에 대표시절의 발언이나 행동을 봐도 과감한 개혁보다는 상황에 따른 대응이 위주였다. 이석기, 한상균 등 정권 초에 바로 사면될 걸로 생각했던 인물들에게 사면권을 끝까지 발휘하지 않거나 매우 늦게 했던 것, 대통령이 임명하고 끝까지 옹호한 윤석열 홍남기 김현미 유은혜 이낙연 김부겸 김이수 박능후 류영진 변창흠 박범계 등을 봤을 때 어느 정도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에 입문하고 민주진영의 지도자가 되지 않았다면 자연인으로서 계속 조중동 등을 읽으며 변호사 일을 하고 있었을 수 있다. 퇴임을 100일 남긴 지금도 검찰 패권, 사법 적폐 등에 대해 꼭 급히 청산해야 할 만큼 큰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을 수 있다.
워낙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이라 이중에 어느 상황인지 전혀 모르겠다. 다 아닐 수도 있고 다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고나면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지만, 실패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다양한 의미에서 노무현의 후계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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