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토론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물론 최소한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증이 가능하고, 논리의 오류같은 반칙을 하…
난 토론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물론 최소한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증이 가능하고, 논리의 오류같은 반칙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토론한다. 그게 안되는 사람과는 토론이 아니라 그냥 서로 자기말만 하는 게 되니까.
정치 문제로 말싸움을 하게 되는 건 이해한다. 과학이나 이성의 영역보다는 세력싸움이라는 요소가 있으니까. 전혀 바람직하지 않지만 무조건 우리편 이겨라 하는 태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진짜 화날 때는 핵발전에 대해 토론할 때다. 상대들 중엔 나름 공학자도 있고 교수들도 있는데 논리가 없다. 주제가 과학인데 논리가 없다. 다들 과학자인데 논리가 없다. 가장 흔한 친원전 주장을 몇가지 정리해보면,
1.
A: 핵발전은 안전하다.
– 쓰리마일 핵발전소가 폭발
A: 핵발전소 사고는 낡은 디자인 때문. 이런 건 재발할 일 없으니 절대 안전하다.
– 체르노빌 폭발
A: 그 사고는 낡은 디자인, 직원들 실수 때문. 이런 건 재발할 일 없으니 절대 안전하다.
– 후쿠시마 폭발
A: 그 사고는 자연재해, 낡은 디자인, 직원들 실수 때문. 이런 건 재발할 일 없으니 절대 안전하다.
2.
B: 아 그런 문제들은 다 의미없다. 용융염 원자로는 새롭고 깨끗하고 안전하다. 다 해결했다. 원전이 미래다.
– 용융염 원자로는 상용화 된 적이 없고, 실험용 원자로들도 대부분 실패
B: 용융염은 그렇다하더라도 소형모듈원자로는 새롭고 깨끗하고 안전하다. 다 해결했다. 원전이 미래다.
–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핵폐기물이 오히려 더 나오고 오히려 더 여러 지역이 위험에 빠짐
B: 소형모듈은 그렇더라도 핵융합은 새롭고 깨끗하고 안전하다. 원전이 미래다.
-핵융합은 아직 구현이 안됐고, 핵융합의 장점은 핵융합의 장점이지 그걸로 지금 핵분열 발전을 어떻게 옹호하나..
B: 핵융합 발전은 그렇더라도 토륨 원자로가 있다. 새롭고 깨끗하고 안전하다. 원전이 미래다.
-토륨이 새롭고 깨끗하고 안전한 이유는 아직 개발된적 없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디자인이라서… 아마 핵융합이 먼저 개발될 것 같은데…
B: 어쨌건 원전이 미래다.
몇가지 더 쓰려다 복장터져서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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