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항상 힘들면서도 순간순간 놀라운 경험이다. 내 머리…

1.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항상 힘들면서도 순간순간 놀라운 경험이다. 내 머리 속에 느낌과 비교하면 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는 느낌도 들고. 번역본 비교하는 느낌도 있고. 다른 부분도, 같은 부분도 나름 맛이 있다. 2. 떠오르는 생각 중에 가끔 너무 독특하거나 특이해서 내게는 반짝이는 느낌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일상적인 생각들과는 달리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러면 잊기 전에 빨리 노트에 짧막하게 적어둔다. 어떤 구상이나 풍경이나 인물일 때도 있고 상황일 때도 있다. 일부러 묵혀놨다가 시간이 지나고 읽어보면 다시 그 반짝임이 느껴질 때도 있고 전혀 아닌 경우도 많다. 3. 그외에는 그냥 하고픈 말이나 전달하고 싶은 정보가 있어서 쓰는 경우인데, 이건 예전엔 정말 곤욕이었다. 읽는 눈은 한참 높은데 써지는 글은 좌충우돌 산넘어 바다에 가려다 이상한 곳에서 멈춘 느낌이 너무 자주 들었다. 이젠 스스로에게 피부가 두꺼워진 건지, 애매한 부분은 포기하고 삭제하는 기술이 늘은 건지 예전처럼 고통스럽지는 않다. 4.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면 분명 많이 쓸 수록 조금씩 쉬워지거나 더 확실한 표현이 나온다. 어차피 책임질 내용들도 아니고 가계정(12년째 쓰는)이라 그나마 이 정도 썼다. 내 이름 달고 돈을 받고 써야하는 거였으면 정말 미쳐버리거나 혹은 오히려 훨씬 빨리 실력이 늘었을 것 같다. 부담없이 조금씩 글쓰기 연습하는 기분으로 쓴다. 그나저나 반짝이는 노트는 점점 길어지는데 이걸로 뭘해야하나. 단편이라도 쓰기 시작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