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EX 에서 만든 걸그룹 XG. 일단 공식적으로는 다들 일본인인데 노래에 한국어 가사도 많이 들어…
일본 AVEX 에서 만든 걸그룹 XG.
일단 공식적으로는 다들 일본인인데 노래에 한국어 가사도 많이 들어가고, KPOP 스타일이라고 밖에 하기 힘든 스타일을 보여준다. 노래, 랩, 춤 영상 등이 계속 퍼지면서 동아시아 밖에서도 꽤 뜨고 있는 분위기.
어찌보면 한국이 겪는 첫 문화적 전유/도용 케이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많이 겪어본 문화권의 학자들도 여전히 이견이 많고, 문화적 전유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 대충 흔히 동의되는 정의는 남의 문화를 가져다 쓰면서 그 문화에 대한 감사나 존경 혹은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흑인음악을 가져다 억지로 백인음악으로 만들었던 엘비스 시절 미국 음악 업계.
1. 단순하게 보면 '아니 일본 사람들이 우리 껄 가져가서 돈을 벌어?' 수준의 감정이 일 수 있다. 가져다 쓰는 것 자체는 별 의미없다. 진정해도 된다. 문화는 원래 전파된다. 주로 강한 쪽에서 약한 쪽으로. 이런 건 의도적으로 아예 그 문화의 장본인들이 더 이상 그 문화를 자기 것이라 하기 힘들게 만드는 동북공정 같은 약탈 행위와도 매우 다르다.
2. XG 기획사는 의도적으로 KPOP에 편승하려는 건데, 또 동시에 KPOP으로 묶이는 건 피하려는 이상한 태도를 보인다. 아마 성공하기 위해서는 KPOP 스타일이 필요하지만 성공하면 일본 그룹으로 홍보하기 위해서일까. 이런 의미에서는 문화적 전유 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3. 근데 사실 전세계 모든 아티스트들이 미국 억양으로 영어 가사를 열심히 써 부른다. 이런 건 문화적 전유라 하지 않는다. 우리 한국 가수들이 영어 가사를 쓸 때 미국에 대한 존경을 보이기 위해서 할까, 성공하기 위해, 원하는 표현을 찾기 위해 그런 걸까. 전세계 가수들이 이런저런 목적으로 한국어 가사를 쓰기 시작한다고 문화적 전유라 보기도 애매한거다.
4. XG의 주요 활동 지역이 한국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어/한국음악 하는 걸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태국/일본/중국계 아이돌들이 있는데. 일부는 자국 소속사 소속을 유지하면서 활동하는 건데.
5. 그리고 솔직히 잘한다. 노래, 랩, 댄스. 다 잘해서 뭐라 까기가 힘들다. 전유/도용보다는 계승/발전에 가까울 것 같다.
문화적 전유/도용이라는 표현 자체가 생소한 걸 보면 한국에서는 아직 남용되진 않고 있다는 뜻. 영어권에서는 특히 주로 PC 무기로 쓰인다. 하도 남용되고 있어서 한국은 그냥 이대로 저 개념 모르고 넘어가도 별 탈 없을 것 같을 정도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