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에서 46년 사이에 조선에서 창관한 공수도空手道/당수도唐手道(빈 손 무술/ 중국 권법의 의미인데, 둘…
44년에서 46년 사이에 조선에서 창관한 공수도空手道/당수도唐手道(빈 손 무술/ 중국 권법의 의미인데, 둘 다 음이 카라테) 도장들이 청도관靑濤館, 송무관松武館, 지도관智道館, 창무관彰武館, 무덕관武德館 등이 있고, 각자 자신들 스타일의 기원을 그럴듯하게 어릴 때 택견을 배웠다던지, 무슨 도사를 만났다던지 다양하게 주장했지만, 대부분 송도관松濤館쇼토칸 카라테를 배운 조선사람들이었다. 해방 후에 확 붐이 일으면서 당수도/공수도 수련자 수가 늘었고, 그 중 역시 일본에서 쇼토칸 카라테를 배운 최홍희라는 군인이 이승만에게 '이제 한국인데 일본 무술을 계속 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무술을 만들겠습니다.' 하고 태권도라는 명칭을 만든 뒤 이승만의, 또 이어지는 군사정권 연줄을 사용해서 여러 당수도 도장들을 강제로 병합해 하나의 태권도 단체를 만들었다. 이 때까지는 품새도 그냥 쇼토칸 카타形형을 그대로 사용했다. 나중에 박정희에 의해 말레이시아 대사로 임명된 최홍희가 외교 업무는 팽개치고 쇼토칸 느낌을 빼기 위해 다시 정리한 창헌류 태권도 '틀'을 완성했다. 흔히 북한 태권도라고 하는 ITF계 태권도에서는 아직도 천지, 단군, 도산 등의 틀을 배운다. 마찬가지로 북미로 옮겨간 무덕관 당수도 도장들도 아직 품새가 아닌 "형"을 배운다. 영화배우 척 노리스가 무덕관 당수도를 오산기지에서 18살 때부터 배웠다. 최홍희의 창헌류 틀은 사실 쇼토칸, 와도류, 시토류, 우에치류 등의 카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쇼토칸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진 것일 뿐, 사실 천지 틀을 보면 … 한국의 태권도 품새에 비하면 그냥 쇼토칸 느낌이 아직 강하다. 자신들이 배운 쇼토칸에서 그 정도 멀어지면 굉장히 멀어졌다고 느꼈을 법하다. 그 시절까지는 아직 중국 무술에서 류큐국 테로, 테에서 쇼토칸으로, 쇼토칸에서 당수도로 이어진 카타의 천년 전통이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하는 건데 거기서 벗어나는 것도 사실 큰 결심을 필요로했기 때문에 해방 후에도 다들 쇼토칸 카타를 고집했던 거고. 정치의 힘으로 당수도 도장들을 통합해 태권도의 창시자가 되어버린 최홍희는 1972년에 박정희와의 불화로 캐나다로 망명하게 됐다. 이후 30년간 세계 태권도 연맹 회장으로 역임하는 군인/정치인 김운용과 박정희의 의지로 대한민국은 태권도를 또 다시 재정리해서 최홍희의 색깔을 지우는 작업을 하며 '품새'라는 용어와 새 품새들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목표로 기술과 경기규칙들을 열심히 정돈한다. 올림픽 경기로 채택되며 전세계로 단번에 단일 태권도 스타일로 쫙 전파됐다. 다른 무술과 달리 올림픽으로 채택되는 태권도나 유도 같은 무술은 단일 유파만 살아남는다. 올림픽 경기에 참여 가능한 도장 외에 나머지는 거의 고사되는 수준. 경기 중심으로 태권도가 발전하면서 기술들도 기존 쇼토칸과는 매우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먹 기술이 고사되기 시작하고 높은 발차기가 장려됐다. 최홍희 색을 지우다보니 쇼토칸 입장에서 보면 쇼토칸에서 가장 멀어졌지만 여전히 기본기-겨루기-카타 세가지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교과를 그대로 유지하는 사촌 무술이 탄생한 것이었다. 보통 태권도에서 처음 배우는 태극일장은 쇼토칸의 기본 형인 타이쿄쿠쇼단太極初段태극초단과 이름이 같고 스텝도 사실상 같다. 태극일장은 거기에 보통 쇼토칸 도장에서 처음 배우게 되는 카타 헤이안쇼단平安初段처럼 발차기 등이 들어가서 난이도도 헤이안쇼단과 비슷하다. 타이쿄쿠쇼단은 스텝이 아주 단순하다. 이제 도장에서 잘 안 가르친다. 태권도와 쇼토칸 등을 둘 다 배워보면 어느 부분 어느 동작이 어느 형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아래 당수도 형 리스트에서 삥앙 초단이라고 써놓은 게 平安初段이다. 쇼토칸에서는 같은 한자를 헤이안쇼단이라고 읽지만 다른 류에서는 오키나와 전통을 따라 핀안쇼단이라고 한다. 근데 헤이안쇼단과 핀안쇼단은 같은 카타는 아니다. 쇼토칸이 오키나와 카라테를 자신들 스타일로 변형시키면서 핀안니단이 핀안쇼단보다 초급자가 배우기 쉽다고 생각해 핀안니단을 헤이안쇼단으로 이름짓고 핀안쇼단을 헤이안니단으로 이름 붙였다. 근데 와도류 같은 카라테도 이제는 핀안니단을 먼저 가르치고 그 다음에 핀안쇼단을 가르친다. 핀안니단/헤이안쇼단이 아무래도 초급자에게 더 쉬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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