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찰폭력에 반대하는 무력 시위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그래도 폭력은 안되지. 정당하면 비폭력으로,…
미국에서 경찰폭력에 반대하는 무력 시위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그래도 폭력은 안되지. 정당하면 비폭력으로, 상점 등을 태우지 않고 아무에게도 피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투쟁해야지.”라고 즐겨 말했다. 맞는 말이다. 원칙적으로는. 한 사회의 구성원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사유재산이 파괴되거나 생명이 위협 당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서로 폭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문명 사회의 협약이다
근데 당시 시위자들의 대부분이던 흑인들 입장에서는 말이 안됐다. 자신들은 그동안 그 협약을 지켜왔는데 돌아온 것은 질서를 지켜야할 당사자들인 경찰이 행하는 폭력과 학살 뿐인데다 사회의 나머지 구성원들도 전혀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약 위반에 질린 이들은 계약 위반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일인지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거리로 나섰다.
그래서 난 문명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문명 사회의 구성원 끼리 그러면 안된다”는 견해와 “이미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성원들의 협약 이행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건 말이 안된다”는 견해를 동시에 가졌다.
지금 중동에서 일어지는 학살이 누구 책임이냐에도 비슷하게 다중적 견해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민간인 공격은 안된다.”와 “그렇게 니들한테 수십 년 말살 당하던 사람들이 반격했다고 그렇게 억울하냐?”다. 인간으로 취급하지않으면서 인륜을 지키라 하고 있다.
근데 여기엔 두 진영만 있는 게 아니다. 도덕적 보안관인양 한쪽편을 들고 나서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당할 땐 어디 있다가 이제와서 인륜을 얘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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