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트럼프 낙선은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바이든이 어떤 사람인지 볼 차례입니다. 바이든은…

어느 정도 트럼프 낙선은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바이든이 어떤 사람인지 볼 차례입니다. 바이든은 정치입문 하고 1972년 29살에 상원의원이 됐습니다. 그 바로 다음 달에 부인과 딸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장남 보 바이든도 5년 전에 뇌종양으로 사망했고, 그 충격으로 2016년 대선 출마를 고사했습니다. 차남 헌터 바이든은 그렇게 힘든 가족사의 영향인지 약물중독으로 고생 중입니다. 차녀 애슐리가 있습니다. 1972년부터 2008년 부통령이 되기 전까지 민주당 내에서 초강경 보수에 속했습니다. 2008년 신인 흑인 정치인인 오바마에 대한 보수유권자의 경계심을 상쇄하기 위해 민주당이 오바마와 맺어준 겁니다. 사실 법대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뒤 처음 잡은 직장도 델라웨어의 공화당 큰손으로 유명한 윌리엄 피켓의 법률회사였고, 본인도 스스로 공화당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단지 닉슨의 부패가 싫어서 정식으로 가입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치 입문은 민주당에서 했습니다. FDR 이후 레이건 정권 이전까지 50년간 진보/자유주의 정당이던 민주당을 중도로 확 끌어온 게 바이든이 상원 재임에 성공하고 당내 영향력이 급부상하면서였습니다. 80년대에 민주당 내의 대표적 친 레이건 파였고 레이건 감세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이후에 클린턴 시절 금융규제 철폐에도 앞장서서 미국의 오늘날 막대한 적자재정과 2007년 금융위기에 사실상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지금 미국의 마약/범죄/멕시코-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키워준 "마약과의 전쟁"에도 큰 역할을 했고요. 또한, 2001년 9/11 테러 이후 제정되어 미국이 대외뿐 아니라 미국 시민들까지 도·감청하고 재판 없이 구금 가능하게 해준 애국자 법(US Patriot Act)의 근본이 된 대테러 법안을 1994년에 작성한 장본인입니다. 애국법 제정을 지지하면서 여러 차례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계에서는 거물이었지만 대중에게, 그리고 국제적으로 이름이 확실히 인식된 건 역시 8년간 부통령으로 오바마 옆에 서 있으면서였습니다. 예전 행보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오바마의 후계자로 완전히 이미지 세탁이 잘돼서 이제 트럼프 시대에는 온건파로 보이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강경한 보수적 정책이나 발언은 피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세계적 지명도와 대중에게 어필하기 쉬운 온건한 이미지를 얻었는데 그걸 깨뜨리면 안 되지요. 아무리 보수라도 민주당 소속이고 또 이 트럼프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상식적인 사람이며, 트럼프가 헤집어 놓은 미국을 재건 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당선 이후 정책은 온건주의로 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미 시작해놓은 중국과의 분쟁, 이란 경제 제재, 관세 등을 바로 철폐하기보다는 슬픈 얼굴을 지으며 활용할 거로 보입니다. 원래 자신의 신념과 어느 정도 교합점이 있으니까요. 사족 1. 사실 이번 선거 내내 가슴 아팠던 부분은 진정한 진보주의자 샌더스가 민주당 지도부의 장난에 낙마하고 나서도 트럼프라는 악몽을 끝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바이든을 위해 유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민주당을 보수화시켜서 샌더스 같은 인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장본인인데. 사족 2. 카말라 해리스도 검사 출신으로 바이든 못지않은 강경보수였는데 최근 몇 년 진보적 정책을 많이 포용하면서 바이든보다 살짝 왼쪽으로 오긴 했습니다. 정말 강-강 대통령-부통령 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