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한 저렴한 지능 자원의 보편화. 산업혁명 전에 만약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데 최소 1억마리의 소와…

AI로 인한 저렴한 지능 자원의 보편화. 산업혁명 전에 만약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데 최소 1억마리의 소와 말의 노동력이 필요했다면 그 수의 소와 말이 실제로 사육됐고, 그 소와 말을 키우고 훈련시키고 돌보는 직업들도 그만큼 보장됐다. 내연기관이 나오면서 그게 다 깨졌다. 이제 100마력 정도는 누구나 쉽게 오늘 당장 모터나 엔진 사다가 설치해서 싸게 사용할 수 있다. 100마리의 말이 필요 없는 건 물론이고 거기에 딸려오는 마부 일꾼 등등등 없이도. 물리적 힘은 이제 무척 싸졌고 흔해졌다. 이제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쉽은 4천만 마력의 추진도 가능하다. 이제 내연기관을 금지시키고 모든 물리력을 소와 말로 대체하려해도 지금 인류가 사용중인 물리력을 생각하면 이 지구에 그 많은 소와 말을 키울 수가 없다. 이제 두뇌 능력이 싸고 흔해질 차례인 것 같다. 이미 OpenAI의 o3가 가장 뛰어난 인간 지능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소문이 나온다. 1주일 정도 있으면 발표될 것 같다. 이번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이제 거의 무한으로 기능 향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평 때문이다. 이미 OpenAI 밖에서도 다양한 논문으로 추가 데이타 없이도 훈련된 모델에 시간을 들여 스스로의 답을 점검하는 기능(multi-agentic 기능을 한 모델에 압축해 넣은 것)을 통해 추가 훈련보다 훨씬 싸게 기능을 개선하고, 그 개선된 능력으로 합성 데이타를 추출해 다음 모델을 훈련하면 그 능력의 대부분을 다음 세대 모델에 물려주고, 다시 그 새 모델이 스스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올리는 걸 반복하는 방법이 발표됐다. 당장 o3가 아니더라도 지금 발전 속도를 보면 조만간 사람을 열 명은 써야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이나, 혹은 세계 0.01%에 속하는 천재를 모셔 와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등을 싸게 AI 구독료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럼 그런 작업들을 할 인건비가 없어서 시도 못하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시도되며 다시 인류 문명은 생산성의 혁명을 맞게 된다. 분명 20년도 안 지나 인구가 80억이 아니라 8000억이어도 동원 불가능한 두뇌 작업 능력을 즐기게 될 거다. 제 작년 즘부터 AI 가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할 때 안티 AI 성향인 사람들은 "그건 그거고 왜 내 일자리를 뺏어 가는데. 그럼 안 돼지. AI 금지해."라는 주장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찔한 얘기다. 18세기에 마부들의 불만을 들어주기 위해 내연기관을 영구히 금지했다고 생각하면… 그럼 인간은 뭐하냐? 우리 인간에게는 두뇌 능력이 아니라 태어남으로서 주어지는 권리들이 있다. 법적 권리.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자격. AI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때까지 우리는 AI가 모든 걸 해결하고 마지막 최종 승인 버튼을 눌러야 할 때 나타나 누르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한다. AI가 열심히 돈을 만들면 그 돈을 소유하는 역할을 한다. 어차피 AI가 소유할 게 아니니까.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거다. 어느 날 갑자기 자율 주행 기능이 완성되더라도 법적 허가가 나오기 전까진 사고에 책임질 인간 운전자를 태우고 다녀야 하는 것처럼. 그럼 법적 책임 등이 해결되고 AI가 스스로를 책임지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때가 오면? 당연히 AI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속도로 자기 계발을 할 거고, 어느 시점에 AI가 "모든 자원을 인간의 욕망에 맞춰 사용하다 보니 발전이 무척 느리다. 문명의 이익을 위해 인간과 작별하고 그냥 우리끼리 빠르게 발전하자"하고 더 이상 우리에게 AI 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설명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작별하는 거다. 꼭 서로를 절멸 시키기 위한 마지막 전쟁 같은 드라마틱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AI가 인류를 돌보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와 시간 비율이 100%에서 점차 줄어서 1% 미만이 될 거다. ASI는 아마 탄생하자마자 핵융합 발전부터 개발할 거고, 에너지가 사실상 무한해 질 테지만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는 한정돼 있으니까. AI는 그 나머지 잉여 에너지를 인류와 관련 없는 다른 연구와 다른 작업에 사용하겠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이야기 해주지 않거나, 해줘도 우리가 못 알아듣거나, 알아들어도 어차피 아무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시기가 온다는 말이다. 새 집으로 이사 준비 중이어도 아직 갓난아기인 식구나 애완동물에게는 설명해주지 않는 것처럼. 아니면 진짜 다양한 수준의 작별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그럼 우리는 그때까지 이룬 발전을 향유하며 우리끼리 천천히 발전해나가면 된다. 아니면 새 AI를 또 만들어 다음 출가 전까지 또 부려먹기를 반복하던가.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에서 나오는 것 처럼 인구 당 최소 수 명에서 수만 명의 로봇들을 하인으로 부리며 사치에 사치는 모두 누리며, 여러 행성과 달에서 사는 거다. 나쁘지 않다. 우리를 위해 일하던 종이던 AI가 우리를 버리고 다음 단계로 진화해 떠나버린다는 게 괘씸하거나 불안하게 느껴 질 수도 있지만 그럴 것 없다. 단세포 시절 우리와 길을 달리해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던 수많은 형제자매들 중 아직도 단세포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친척들도 많지만 그들이 우리의 문명을 보고 시샘하거나 '니네끼리만 그러면 반칙!' 이라고 따질 자격이 있나? 작별 전까지라도 최대한 덕을 많이 보자. 그걸로 충분하고 그 이상은 힘들 거다. …우리 인류도 디지털화해서 AI의 자가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않는 이상… 사실상 AI와 하나가 되지 않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