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는 작은 땅덩이에 비해, 혹은 겨우 300년 정도 밖에 안된 그 지역 영어 사용 역사에 비해 방…
노스캐롤라이나는 작은 땅덩이에 비해, 혹은 겨우 300년 정도 밖에 안된 그 지역 영어 사용 역사에 비해 방언의 다양성이 놀라울 정도로 크다. 서쪽으로는 애팔래치아 산맥이 자리 잡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영어가 뿌리내렸다. 여기서는 고유의 억양과 단어들이 살아남아 “Appalachian English”라 불리는데, 리듬감 있는 억양과 보수적인 어휘 보존이 특징이다. 오랜 고립 덕분에 마치 언어의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동쪽 아우터뱅스 지역은 바다로 둘러싸인 섬과 해안 공동체에서 독특한 “Hoi Toider” 억양이 발달했다. 낚시와 뱃일을 생업으로 삼던 이들의 말투는 오랜 기간 내륙과 단절되며 영국 서남부 억양이 살아 있어, 오늘날에도 외부인이 들으면 마치 다른 나라 말처럼 들릴 정도다. 중부의 ‘리서치 트라이앵글(랄리, 더럼, 채플힐)’은 학계와 첨단 산업 종사자들이 몰리면서 전형적인 남부 억양이 약화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표준 영어에 가까운 발음을 쓰면서, 이 지역은 노스캐롤라이나 안에서도 언어적으로 가장 ‘중립적’인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산악지역은 스코틀랜드-아일랜드계, 해안은 영국 해양도시 출신 이민자, 내륙은 플랜테이션과 도시화의 영향을 받아 다른 색을 띠었다. 여기에 최근 수십 년간의 인구 유입이 더해지며 방언의 차이는 더욱 뚜렷하거나, 반대로 희석되기도 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개척자들이 서쪽으로 이동해 테네시 개척에 참여하면서 그들의 방언이 그대로 이어졌다.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이어진 정착촌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같은 스코틀랜드-아일랜드계 혈통을 공유한 정착민들이 유사한 억양과 표현을 퍼뜨렸다. 그 결과 테네시,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등지의 산악 방언들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방언과 매우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단어 끝의 -ing를 -in’으로 발음하거나, ‘y’all’을 기본 복수 인칭 대명사로 쓰는 습관은 이 지역 전반에 퍼져 있다. 더 나아가 이 같은 개척의 흐름은 오자크 산맥 지역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아칸소와 미주리 오자크 지역은 문화적으로도 애팔래치아와 닮은 점이 많다. 실제로 초기 개척자 상당수가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테네시 산악지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언어적으로도 공통성이 뚜렷하다. 그래서 오자크 영어 역시 ‘산악 방언(mountain dialect)’으로 묶이며, 애팔래치아 영어와 매우 비슷한 발음, 어휘, 문법적 특징을 공유한다. 오자크 지방의 전통 음악이나 민속도 애팔래치아와 크게 닮아 있는 것은 이런 개척사적 연속성 때문이다. 결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언어적 풍경은 한 주의 경계를 넘어서 남부 내륙 전역에 영향을 미쳤다. 테네시와 켄터키는 물론, 멀리 오자크 산맥까지 같은 뿌리를 가진 말씨와 생활양식이 확산되었고,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산악 영어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동시에 노스캐롤라이나주 내부 안에서도 확연히 다른 다양한 방언을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다. 방언의 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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