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의 발명을 그냥 수많은 가전제품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수천년간 매일 성인 여…
세탁기의 발명을 그냥 수많은 가전제품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수천년간 매일 성인 여성들의 시간과 힘을 뺏어가던 일상 작업의 큰 부분 하나가 사라졌고 여성들이 다른 일들을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인권이랄지.. 여권이랄지. 세상은 세탁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래도 알다시피 집에서 일만하던 엄마/아내들이 사회로 나가는, 수천년의 역사를 뒤집는 무서운 일이 벌어졌지만 세상은 망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그 결과를 보통 진보라고 부른다. 기술 변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당사자들에게는 딱한 일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거의 항상 이득이 훨씬 컸다. 예를 들어 2040년에 달빛을 농축해 신비롭게 빛나는 염료를 만드는 기술이 나오고 달빛 농축하는 게 개개인의 염원을 담아야 하는 의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쳐보자. 2050년 쯤 되면 전세계적으로 업계가 되고 그 안에서 컨설팅, 훈련, 창업, 그로스 해킹, 다 이뤄진다. 근데 2060년대에 인공으로 달빛 농축액을 생산하는 기술이 나와 수백만 달빛 농축업계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됐다. 인공으로 생산하면 비용이 거의 들지 않지만 결과물의 품질은 오히려 더 좋을 때가 많다. 자, 그럼 이 시점에 인공으로 만드는 기술을 제한해야하는 건가? 지금 우리가 겪는 상황과 전혀 다르지 않다. 도덕적 판단이 가능한가? 안된다. 이건 그냥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연적인 현상이고 우리가 해야할 일은 사회로서 급격한 변화에 노출된 사람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이다. —- "AI 기술은 절도다"라는 거짓말에 바탕한 대응전략으로 지금까지 세월 허비했으면 충분하다.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실제 도움이 되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치만 변화 치곤 이건 너무 큰 변화잖아" 이게 정답이다. 너무 큰 변화가 갑자기 오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장의 실업/직종변경/훈련 등은 해결하면 된다. 사회 전체적 수익구조도 기본소득 등 유토피아로 갈 수 있는 대책이 이미 마련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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