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을 봤다. [설국열차] 느낌인데 풍자를 더 늘렸다. [기생충]이나 [살인의 추억]에 비하면…

[미키 17]을 봤다. [설국열차] 느낌인데 풍자를 더 늘렸다. [기생충]이나 [살인의 추억]에 비하면 사회비판은 뭔가 형식적이 된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던 계급 설정은 일반인과 소모품과 지도자의 갈등 구도로 단순화되고 형식만 남았다. 하던거라 하긴하는데 사회비판에 성의는 없는 영화. 복제인간과 정체성 문제에서는 2009년 영화 [Moon]의 문제의식이나 갈등구조를 거의 그대로 반복한다. 뭔가 다른 점이나 깊게 들어가는 부분이 있을까 기대하고 봤지만 풍자 코미디가 시작되며 앞에 던졌던 질문의 무게마저 흐려진다. 패티슨은 독특한 캐릭터 연기를 하고 있고 러팔로는 과장된 풍자극을 하고 스티븐 연은 리얼리즘을 추구한다. 전혀 버무려지지 않고 겉돈다. 셋이 안 친한가 보다. 연기에 대한 대화가 더 필요했을 것 같다. 봉준호 영화하면 특히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서 보여준, 쿠로사와나 루멧의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고전적이면서 능동적이고 지능적인 앙상블 연출이 남이 따라하기 힘든 특색이다. 한 장면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하는 행동들이 관계와 감정을 드러낸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도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건 그냥 다른 흔한 감독이 했어도 나올 보통 수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