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상하게 절대 감정이입 안 될 것 같은 인물들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 감정이입이라기 보다 역지사지라고…

난 이상하게 절대 감정이입 안 될 것 같은 인물들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 감정이입이라기 보다 역지사지라고 해야하나..

예를 들면 박근혜가 왜 7시간 동안 사라졌었는지, 왜 관사에서 나오기 싫어했는지 너무 이해 됨. 어려서 본 아버지의 대통령직 수행이란 평소 술과 여자 등 개인적 취미 생활을 즐기다가 가끔 기자들 불러서 원하는 내용 불러주면 되는 거였음. 그러니 자기도 대통령이 되는 게 힘들지 대통령 되고 나면 그냥 옷만 예쁜 거 챙겨입고 해외 순방 다니고, 낙도 가서 지지층 추억도 소환해주고 하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드라마 보며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라고 믿었을 것.

지금 쥴리라는 그 분의 속마음도 자꾸만 느껴지는 게.. 원래 자신의 과거가 널리 알려질까봐 조마조마해하고 불안했을 건데 이렇게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도 자신의 과거가 기정사실로 인식된 상황에선 오히려 안도하고 있을 것. "공개되면 생매장 되고 영부인의 꿈도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