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목조 탑이 많다. 특히 607년에 지어진 나라시 호류지 5층 탑이 유명한데, 가운데 들어가는 중심기…
일본에는 목조 탑이 많다. 특히 607년에 지어진 나라시 호류지 5층 탑이 유명한데, 가운데 들어가는 중심기둥인 신바시라(心柱)는 594년에 벌목됐다는 기록과 연대측정이 일치했다. 여러 다양한 건축 양식의 탑들이 세워졌겠지만 그 중 이런 종류가 살아남았다. 연구해본 결과 중심기둥이 있고 각 층이 아래 부분에 목못과 쐐기로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틀 위에서 자유롭게 마찰하며 움직이게 돼 있었다. 천여개의 장부맞춤을 활용해 지진이 일어나도 각 층이 움직이며 충격을 흡수하고, 너무 많이 움직이면 중심기둥에 그 힘이 전해지며 흡수된다. 이런 아스카 시대 사찰 건축에는 백제에서 건너온 장인 집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백제에서 건너온 류중광(柳重光)이 세운 곤고구미(金剛組)라는 건축회사는 578년에 창업한 사찰 건축 전문회사로 지금은 다카마쓰 건설에 소속돼 운영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다. 지진이 별로 없는 한반도 출신들이라 내진 기술 개발에도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장부, 가구 기법 같은 건 백제에서 왔다고 해도 그럴 듯 할 것 같다. 저 신바시라 + 층간 독립 유격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게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자 634m로 일본 최고 건물 도쿄 스카이트리 타워다. 가운데에 신바시라 코어 기둥이 들어갔는데 아래 125m 구간에서만 타워와 연결되고 위에 500m 길이 부분은 기둥이 혼자 흔들리며 진동에너지를 상쇄시킨다. 외부트러스 사이에 슬라이딩 조인트와 점성 댐퍼가 들어가 있어서 지진이 나도 아래부분만 움직이고 위로 갈 수록 진동이 덜 느껴진다. 한국에 롯데타워는 높이는 555m로 조금 낮지만 그냥 타워인 스카이트리와 달리 사무실이 들어간 건물이기 때문이 질량이 훨씬 크다. 진자 중심으로는 해결이 안되기 때문에 고강도 철근콘크리트 코어에 강철 튜브, 아웃리거 트러스 등으로 구조를 강하게 만들고 600여개의 오일 댐퍼 등으로 진동 충격 감쇠를 구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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