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판타시아 aphantasia 자가진단법. 얼마나 확실한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환자(?)들의 반응을 보면 어느 정도 신뢰해도 되는 모양.
먼저 테이블 위에 놓인 공을 상상하라. 이제 누군가가 그 공을 미는 걸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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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무슨 색이었나
공을 민 사람은 남자였나 여자였나
공을 민 사람은 어떻게 생겼나
공은 어떤 크기의 무슨 종류의 공이었나
테이블은 무슨 모습이고 뭘로 만든 테이블이었나
이 질문들을 묻기 전에 이미 답을 알고 있었나 아니면 질문을 보고나서 상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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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경우는 평면에 놓인 공이 있다고 상상하고(보이진 않으니 그냥 개념을 상상) 그 공이 밀려나 테이블 끝을 향해 소리를 내며 굴러가는 걸 생각했는데, 그 공에 색이 있거나 공을 민 사람이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 테이블은 무슨 자재였는지 이런 건 전혀 모르겠다. 그냥 “테이블 위에 공이 굴러간다” 정도를 생각했다.
일반인들 대부분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저 답들을 이미 알고 있고, 질문하지 않은 자세한 디테일까지 알려주곤 한다고 한다. 테이블에는 무슨 글씨가 새겨져 있고 한쪽면은 운치있게 긁혀 있다던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어떤 사람들은 햇볕이 어느 각도에서 내려쬐서 어떤 명암을 만드는지도 눈에 훤하게 보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며 그 장면을 보는 게 가능하고, 거기에 어떤 캐릭터를 더해 어떤 장면이건 동영상을 머리 속에서 생성하는 게 가능한 사람들도 많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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