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친환경 선박 추진엔진 개발에 과감히 배팅해야 한다. IMO의 2050 넷제로와 EU 탄소비용 도…

한국은 지금 친환경 선박 추진엔진 개발에 과감히 배팅해야 한다. IMO의 2050 넷제로와 EU 탄소비용 도입으로 선주들은 이미 대체연료·DF(이중연료 Duel Fuel)·전기 추진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운항선의 약 4.8%만 친환경인데, 신조 발주에서는 이미 60% 전후가 대체연료·친환경 선박으로 채워지고 있어 시장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다. 핵심 변수 하나. 선박 엔진은 선가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통상 선가의 약 10-25%). 동시에 국내 엔진제조사들은 MAN·WinGD 등 유럽 메이커의 라이선스에 의존해 제품을 생산하고, 라이선스 비용은 엔진 가격의 수퍼센트(대체로 5~8%) 수준으로 지속적 로열티 부담을 만든다. 이 구조는 기술주권과 장기 수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중국은 규모를 앞세워 winGD로 하여금 중국 현지 생산에 참여하도록 중국 국영기업과 합자회사를 강요했고 보조금, 인허가, 공공조달 기준 등을 활용해 끊임없이 현지화와 기술이전을 유도해왔고 중국기업들은 상당부분 해양엔진 국산화에 성공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한국과 대만 기업들 강제로 미국으로 뺏어가듯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사는 한국도 슬슬 치사하게 나갈 때가 됐다. 그리고 한국에는 이미 쓸 수 있는 퍼즐 조각들이 모여 있다. HD현대엔진사업부·HSD엔진·STX엔진 등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저속엔진 생산능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자료상 HD현대 31%, HSD 24% 등). 현대중공업그룹은 힘센(HiMSEN) 같은 대형 발전용 엔진을 보유하고, 삼성·현대 계열은 암모니아·메탄올 관련 주변 시스템 실증을 진행해 왔다. 배터리·수소·소재 경쟁력과 울산-거제-부산 클러스터가 결합하면 실증과 스케일업이 가능한 조건이다. 사실 엔진을 아예 안 만드는 건 아니고 핵심 기술 라이센스 비용이 나가는 거긴 하니, 그냥 이대로 가도 돈 버는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비상상황은 아니다. 근데 지금 한국 군함들도 죄다 GE, 롤스로이스, 프랑스 SEMT Pielstick 엔진들이 들어간다. 친환경추진엔진이라는 새 분야에서 국산화가 가능하면 분명 국내/해외 수요는 있다. 그리고 안보 관점에서 답은 더 간단하고 명확하다. 현재 한국 해군의 핵심 함정 추진부는 외국제 가스터빈·엔진에 의존하는 구도가 존재한다. 엔진 고장 시 분해·수리로 수개월 전력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품·정비가 차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해상자위대처럼 성능 일부를 거래하더라도 정비 자주권을 확보한 사례는 중요한 선례다. 추진체계 국산화는 산업적 이익뿐 아니라 군사 주권과 작전 지속성 확보 수단이다. 실행 모델은 분명하다. 첫째, 민관군이 연계된 ‘앵커-실증’ 구조다. 해군의 차기 함정(예: 호위함/군수지원함)에 하이브리드·연료전지 등 국산 추진체계를 먼저 적용해 검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트랙레코드를 민간 신조·개조시장으로 확산한다. 둘째, 산업 측면에서 엔진 라이선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R&D·특허·부품 국산화 병행이 필요하다. 셋째, 선주 설득을 위한 금융·보증·연료절감 리베이트 등 상용 인센티브를 제공해 초기 수요를 창출한다. 구체 제안 1. 단기(2025–2028): 핵심 R&D(연료전지·암모니아 직접연소·대형 전기모터)와 인력 양성, 라이선스비·로열티 구조 재검토. 2. 중기(2028–2032): 군용 앵커 실증, 민간 100척 이상 실증, KR 주도 인증체계 구축. 3. 장기(2032–2035): 동남아 등 수출·A/S 네트워크 구축, 라이선스·유지보수·디지털 서비스로 수익 다각화. 경제적 그림도 설득력 있다. 엔진 국산화는 로열티 절감과 엔진 수출·정비 시장으로 연결돼 수조원대 매출과 수만명 고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은 타이밍이다. 신조 발주가 급증하는 지금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적·시장적 우위는 사라진다. 정책적 의지로 속도 내자. 중국처럼 민·관·군을 묶어 ‘21세기형 5개년 계획’을 가동하자. 유럽 라이선스 의존 구조를 낮추고, 군용 앵커를 활용한 실증과 민간 확산을 동시에 추진하면 한국은 조선 강국에서 해양 추진기술의 표준국으로 도약하면서 안보 자주성도 확보할 수 있다. 망설이면 기회는 다른 곳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