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스마트폰 브랜드

우리가 아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애플, 모토롤라, 구글, 샤오미 정도다. 중국에는 화웨이가 있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체로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마치 글로벌 시장이 모두 같은 브랜드들로만 구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에서는 트랜션이라는 회사가 사실상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Tecno, Infinix, Itel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초저가 스마트폰을 파는데, 처음부터 아프리카의 전력 사정, 피부 톤, 언어, 구매력 등을 분석해 제품을 설계했다. 충전 인프라가 불안정한 곳을 위해 배터리를 크게 넣고, 현지 피부 색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카메라 튜닝을 적용하고, 수십 개 언어를 기본 탑재하는 식이다. 판매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뒤 지역별 AS까지 체계화해서, 사실상 아프리카 스마트폰 생태계를 통째로 만들었다. 이 모델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인도 시장까지 공략하며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비슷한 사례는 아시아 곳곳에서도 볼 수 있다. 방글라데시에는 Symphony와 Walton 같은 현지 브랜드가 있으며, 이들은 수년간 삼성·샤오미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단순히 값이 싸서가 아니라, 방글라데시의 유통망·세금 체계·소득 수준에 최적화된 라인업을 갖췄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에서는 QMobile과 VGOTEL이 자리 잡았다. 대도시 외곽·지방 시장을 촘촘하게 파고들면서 “가장 먼저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이 되었다. 터키는 General Mobile과 Casper라는 로컬 브랜드가 교육·행정 프로젝트와 결합해 강세를 보인다. 특히 정부 주도의 통신·기기 보급 프로그램이 브랜드 확산의 기반이 되면서 시장 내 존재감이 유지됐다.

한국에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절반 이상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통화 녹음 기능으로 버틴다 한다.